정부, WTO에 美國 제소 결정

정부는 7일 오전 재경원·통산부·외무부 관계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모임을 갖고 미국의 삼성전자 컬러TV에 대한 「부당한」 반덤핑 규제를세계무역기구(WTO) 반덤핑협정 위반 혐의로 WTO에 제소키로 결정했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해 초 WTO체제 출범 이래 한국이 외국정부를 상대로 WTO에 제소키로 한 첫번째 조치로서 특히 첫 제소상대를 우리의 최대무역 상대국이며 여러 부문에서 통상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을 대상으로 했다는점에서 국내외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오는 11일께 제네바에서 宣晙英 駐제네바 대표부 대사를 통해 한국의 對美 WTO 제소사실을 통보하고 곧 공식적인 양국간 분쟁해결 절차의 첫 단계인 「양자협의」를 개시할 것을 요청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은 제소 이후 60일 이내에 협의를 마쳐야 하며 이기간에 분쟁이 해소되지 않으면 한국은 구속력을 가진 WTO 분쟁해결기구(DSB)에 패널 설치를 요구하는 등 후속절차를 밟게 된다.

한국이 미국을 제소키로 한 것은 미국정부가 삼성전자의 컬러TV에 대한 반덤핑 혐의 조사 결과 지난 86∼91년 기간 계속 0.5% 미만의 미소한 덤핑마진판정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제기한 반덤핑관세 철회신청을 기각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삼성 컬러TV에 대해 지난 84년 반덤핑관세 부과조치가 내려진후 계속되는 반덤핑혐의 조사로 지난 91년 이후에는 삼성컬러TV의 對美수출마저 중단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수차에 걸친 반덤핑관세 철회 신청을 기각하고 반덤핑조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WTO 반덤핑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삼성전자의 반덤핑관세 철회요청을 자국법상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각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삼성은 물론 다른 한국전자회사 제품의 對美수출을 계속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