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서통, 1차전지사업 포기...외산잠식 우려된다

(주)서통이 1차전지 「썬파워」 판매사업을 완전 포기했다. 이에따라 향후국내 1차전지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로케트전기와 함께 지난 10여년간 국내 1차전지 산업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해오던 서통은 지난 30일 고유 브랜드인 「썬파워」의 상표권과 1차전지 판매사업을 전담해온 서통상사의 썬파워영업부를 총 9백억원에 미국의 세계적인 전지업체인 듀라셀社에 매각했다.

서통이 이번에 듀라셀에 브랜드 및 판매망을 매각한 것은 △1차전지 사업이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최근 정부에서 1차전지 수입조정관세를 대폭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판매량 확대에도 상당한 어려움을겪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이를 매각한 자금을 2차전지 사업에 투자, 2차전지사업을 향후의 주력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면에는 심각한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전체 매출액의 10% 정도에 불과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1차전지 사업을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이 숨어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통은 지난 89년 발행한 2백억원 가량의 해외 전환사채를 올해 말에 상환해야하며 이 밖에도 올해안에 총 2백70억원의 사채를 청산해야하는 등 자금난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통측에서는 앞으로도 이번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전지 제조사업은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더이상 국내외에서 「썬파워」라는 브랜드로일체의 판매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OEM 생산만 할 수 있는 외주업체로 전락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어쨋든 이로인해 그동안 우리 브랜드로 국내 소비자들이 가까이했던 썬파워 건전지가 외산 제품으로 둔갑하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건전지 업계에 1차전지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는 이제 로케트전기와 리튬이온전지 업체인 테크라프 2개사만이 남게 됐고 현재 국내 1차전지 시장의 30~35%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외산 건전지의 점유율 급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의 25%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서통의 썬파워 건전지가 듀라셀 제품으로 판매되게 됨에 따라 듀라셀이 기존에 서통이 점유하던 부분을 그대로 이어받는다고 가정하면 외산제품의 점유율은 무려 60%에 육박하게 된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서통의 이번 외국업체로의 브랜드 및 판매망 매각에대해 『최근 정부에서 1차전지에 대한 수입조정관세를 대폭 인하할 움직임을보이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국내 1차전지 산업의 양대산맥의 하나인서통이 판매망을 외국업체에 팔아넘김으로써 외산 제품의 국내시장 점유율상승세를 가속시키고 있다』며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로케트전기의 한 임원은 『듀라셀의 아시아담당 부사장인 마차도氏가 지난해5월부터 로케트전기에 엄청난 액수를 제시하며 운영권 매입을 시도해 왔으나거절한 바 있다』고 밝히고 『서통은 그동안 로케트전기와 더불어 국내 1차전지 산업의 자존심을 지켜온 업체로 최근에는 1차전지 수입조정관세 인하문제와 관련 국내 전지산업 보호를 위해서는 1차전지 수입조정관세를 현행대로유지해줄 것을 요구해온 터라 이번 판매망 및 브랜드를 외국업체에 매각한것에 대해 심한 배신감마져 느낀다』고 말했다.

로케트전기는 이번 서통의 판매망 매각을 점유율 확대를 위한 호기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92년 설립한 태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망간전지 및 알카라인 전지를 국내에 역수입·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오는 97년 알카라인 건전지 생산라인 증성이 완료되면 현재보다 2배 가량 늘어난 연간 4만개를 생산,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등 국내 시장 사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방침이다.

그러나 듀라셀社는 최근 인도 및 중국에 1차전지 공장을 건립하고 있는 등동남아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국내 시장 잠식을 위해 이번 서통의 판매망 인수를 계기로 국내에 현지법인인 듀라셀 코리아를설립, 본격적인 국내 시장 장악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외산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듀라셀은 특히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이미 수년전부터 서통을 통해 국내시장에 알카라인 건전지를 판매한 적이 있으녀 현재는 태평양상사 및 국내지사인 듀라셀 인코퍼레이션을 통해 또다른 미국 업체인 에너자이저社와 함께 이미 국내 알카라인 건전지 시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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