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유통의 발전을 위해 오디오와 비디오·컴퓨터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취급하는 ABC전문점을 전국에 10개정도 개설, 오는 98년부터 프랜차이즈점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국내 영상소프트웨어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업체중에 하나인 SKC의 소프트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고재호 상무(50)는 『유통분야의 낙후로 소프트웨어산업의 발전에 한계가 있다』면서 유통분야의 육성을 강조한다.
지난 79년에 SKC에 입사, 오랫동안 비디오테이프 등 미디어사업을 담당해온 고상무는 지난해 6월부터 소프트사업본부를 맡고 있다. 그는 삼성·대우·현대 등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인해 선두주자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속에서 기자의 질문에 대해 갖고 있는 계획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다음은고상무와의 일문일답.
-SKC는 처음부터 전혀 성격이 다른 제조업과 소프트웨어사업을 영위해오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두 부문의 다른점은.
▲제조업은 자본과 인력을 투자하면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흐름을 한눈에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영상소프트웨어는 자본과 인력을 투자해도흐름을 파악할 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제조업에 비해 영상소프트웨어는 전문가의 전문지식과 순발력에 매니지먼트의 뒷받침없이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제조업과 아주 다른 것 같습니다.
-최근 워너의 홈비디오부문이 경쟁사인 삼성영상사업단으로 넘어가는 등상당히 침체된 감이 있습니다.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다들 침체됐을 것으로 생각하고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워너부문은 사업성의 판단때문에 결별한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쪽에서는 워너의 투자요구에 대해 가치가 없을 것으로 판단, 투자하지 않은 데 비해 삼성쪽은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투자한 것뿐입니다. 그 결과는 2∼3년후에 어느쪽의 판단이 옳았는지 결과가나올 것으로 봅니다. 실제로 워너와의 결별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어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워너결별이후 영화사업에 대한 투자는 어떻습니까.
▲비디오테이프사업을 하다보니 시너지효과를 거두기위해 소프트웨어사업에도 남보다 빨리 손을 댔습니다. 워너와 손잡고 홈비디오사업을 전개, 빠른성장을 보여왔으나 이제는 성장에 한계가 왔습니다. 따라서 작품제작과 소싱·배급에 중점을 두기로 하고 영화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준메이저급인 CINERGY·모건클릭 등과 계약, 22편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에 MANDALAY사와 3∼4년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와함께 「박봉곤가출사건」(김태균 감독) 등 한국영화 제작에 자본투자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보통신사업의 일환으로 소프트웨어부문을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대기업들이 하나같이 극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극장진출계획은.
▲현재는 극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5대도시에 극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장소를 물색중에 있는데 적당한 것이 없어 고민입니다.
극장운영업에 뛰어들어도 기존의 극장과 공존을 모색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음반사업을 포기한다는 말이 많이 나돌고 있는데 사정은 어떻습니까.
▲음반사업을 지금과는 다른 방향에서 운영해 나갈 생각입니다. 아무래도대기업의 조직에서 움직이다보니 중요한 결정이 지연되면서 사업자체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내기업가 형태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개인에게 맡겨 음반제작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현재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 같습니다. 음반사업의 포기란 있을 수 없습니다.
-소프트웨어유통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계획은.
▲1년전부터 안테나기능의 역할을 하는 SKC플라자를 운영, 소매유통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안테나기능보다는 수익성제고를 위한 소매유통업을 운영해 볼 생각으로 오디오·비디오·컴퓨터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취급하는 ABC전문점을 내년까지 전국에 10개정도 개설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운영노하우가 축적되면 오는 98년부터 전국적인 프랜차이즈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제조업마인드를 갖고 있어 소프트웨어사업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은것 같습니다. 어려운 점은 없는지요.
▲초기에는 갈등이 많았지만 10년이상의 소프트웨어사업을 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사업에 맞는 노하우를 축적, 소프트웨어에 맞는 기업문화도 갖고 있어 제조업과 소프트부문간의 갈등은 많이 해소됐습니다. 내부적으로 소프트부문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제조업과 달라서 소프트웨어사업이 안된다하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그러나 이제 막 시작한 다른 기업들은 우리가 초기에 겪었던 갈등을 심하게 겪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기업들간의 경쟁심화로 소프트웨어부문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간의 경쟁이 자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도기라고 여기고 조만간 거품도 걷힐 것으로 봅니다. 대기업들이 당위성을 보고 뛰어들고 있지만 실제로 소프트웨어사업이 쉽지는 않습니다. 남의작품을 사서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작품구입에 자제를 해야할 것으로생각합니다.
앞으로 국내 대기업들도 세계를 지향, 제작·배급분야에 정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SKC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게임의 경우 이미동남아판권을 구입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을 양성하기 위해 해외 전문교육기관에 위탁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원철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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