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전근대적인 유통질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음반유통 새질서 정착의 열쇠는 도매상들이 쥐고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현재 몇몇 대형 도매상들과 군소 도매상연합체들이 국내에 유통되는 음반물량 거의 대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도매상들이 직판체제·음반상품권·음반가격표시제 등 새로운 음반유통질서 창조에 동승하지 않을 경우 「자연스런 도태」를 당하게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제작사가 직접 소비자를 찾아들고 소비자 역시 자신의 음악적 취향에 맞는 음반을 제작사에 직접 요청, 중간유통자인 도매상의 입지가 점차줄어들 것이라는 것.
실제로 타워레코드와 같은 외국 음반유통사들은 대형매장을 마련하고 도매상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직판하고 있으며 국내 음반제작사들도 일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 CD 및 테이프를 직접 공급, 생활과 가까운 곳에 음반을배치하는 등 새로운 유통형태를 정착시키고 있다.
또 이들은 마니아들을 위한 PC통신판매와 우편판매를 확대, 도매상을 통한음반유통량을 상당부분 줄여 나가고 있다.
따라서 도매상들은 구태의연한 마인드를 전환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음악욕구와 이에 대응한 제작사들의 기획음반들을 제대로 소화하고 취급음반을 「다품종 소량화」해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음반도매상들이 안고있는 가장 큰문제는 음악에 대한 이해력 부족으로 「음반은 단순상품이 아닌 꿈과 행복을담은 결정체」임을 인식하지 못한 데에 있다』면서 『이같은 문제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는 음반을 제때에 공급할 능력을 결여시키고 있다.
소비자와 제작사들이 도매상을 외면하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결국 국내 음반도매상들의 기득권유지를 위한 독불장군식 경영은 건강한음반유통질서 정착에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도태될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이와 함께 업계 관계자들은 『문화체육부 및 한국영상음반협회와 같은 공공기관들의 시기적절한 통제 및 융통성이 음반유통 새질서 창출의 나침반이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공공기관의 통제력이 음반시장 환경변화를 타고 더욱 가속화될 해외음반사들의 한국시장잠식과 같은 부작용을 막는 방패역할을 수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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