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수업은 재미없어요. 신나는 게임도 없고 PC통신도 할 수 없대요.
집에서는 윈도를 쓰고 있는데 학교에는 아직도 어려운 도스만 가르쳐 따분해요』
서울 S중학교 2년 류근호(15)군은 학교 컴퓨터 수업이 지루하다고 말한다.
S중학교는 지난해 386컴퓨터로 교체해 아직 XT기종을 사용하고 있는 주변학교보다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류군은 1주일에 한시간씩 도스와 아래아한글 등을 간단한 도스용 프로그램을 선생님에게 배우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윈도95나윈도용 그래픽 프로그램, 멀티미디어 타이틀 등을 사용하는 것은 아예 꿈도꾸지 못한다. 멋진 그림과 노래가 나오는 펜티엄 멀티미디어PC로 공부했으면좋겠지만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보다 류군은 컴퓨터 수업시간에 1명당 1대씩 컴퓨터를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학교처럼 S중학교도 컴퓨터실에 30여대의 PC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2명이 컴퓨터 1대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한명이 컴퓨터를 차지하면 나머지 학생은 모니터를 보면서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한다는 것.
류군은 『실습시간이면 컴퓨터를 잘 아는 학생들이 키보드를 차지하기 때문에 미리 컴퓨터를 배웠거나 집에 PC가 없는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딴청 피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S중학교를 포함, 대부분의 학교에서 네트워크는 무용지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류군은 컴퓨터 뒷편에 케이블이 여러가닥 연결돼 있지만 뭐하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 담당교사는 만지면 고장난다고 경고만 할 뿐 이것을 이용하면얼마나 편리하게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지 정작 중요한 교육은 외면하고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미 보급된 학교 네트워크 장비는 고장났거나 사용할 수 없는게대부분이다. 일부 작동하는 네트워크도 수업시간에 학생과 교사간에 서로 정보를 주고받거나 테스트한 결과를 평가해 알려주는 용도로 활용되지 못하고기껏해야 교사가 프로그램을 편리하게 설치하는 용도쯤으로 이용되고 있다.
요즘 떠들썩한 인터네트보다는 친구들이 많이 사용하는 PC통신을 사용하는 것이 류군의 소박한 희망이다.
『학교에서 PC통신을 맘껏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제주도나부산에 있는 친구들과 편지나 사진, 좋은 프로그램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선생님이 가르쳐 주면 좋을 텐데...』
학교에서 전화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PC통신을 못하게 한다는 류군의 하소연은 한국 컴퓨터교육의 현주소가 어디쯤 와 있는지를 단적으로 대변해 준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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