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페르니쿠스적 발상에 의한 음악을 하겠습니다.』국악과 양악에 걸쳐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신세대 작곡가 원일(元一)씨가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영화 「꽃잎」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선 그는 이미 국내 음악계에서는 신선한 음악적 해석력으로 실력을 인정받아온 인물. 오랜 세월 국악의 리듬속에서 살아온 그는 신세대로 분류되는 자신의 생활에서 일어나는 음악적인 자극들을 재해석해 실험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굳이 쟝르를 따지자면 세계 각국의 토속음악에 기반을 두고 현대음악을재해석하는 음악의 신조류인 「World Music」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인 「새로운 국악」이라는 편이더 정확합니다.』

원일씨는 영화 「꽃잎」을 통해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력을 유감없이 발휘,80년 5월 광주의 치유할 수 없는 슬픔을 전통 국악기인 해금을 통해 형상화했다. 특히 광주도청 장면에서 들려오는 「아! 금남로」에서 보여준 집단합창·절규·태평소·타악기 등의 어울림은 영화음악의 새로운 형태를 창조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러한 그의 음악적 색깔은 국악의 세계화를 추구하는 기업인 삼성영상사업단의 계획과 맞물려 영화 「꽃잎」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 나이세스 레이블로 출시됐으며 올 하반기에는 구·신작들을 묶어 1집 음반을 낼 예정이다.

지난 86년 제2회 동아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음악계에 데뷔한 그는 90년 전국국악경영대회 대상, 93년 서울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두레」 음악작곡, 「족보」로 94년 서울무용제 무용음악상 수상, 95년 영국 BFI주최 한국영화 「씻김」 음악작곡 등 국악현대화의 새 바람을 몰고왔다.

국악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 그의 앞길을 지켜본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