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과학원 설립추진단 기획실장 金東柱
과학적 발명 및 발견에서부터 실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또한 첨단기술이 필요한 제품일수록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다른 기술끼리 융합해 새로운 기술을 낳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으로풀이된다.
최근 과학기술 발전의 두드러진 특징은 이 두가지로 집약된다. 여기에서우리는 기초과학이 곧바로 응용기술 개발에 연계되기 때문에 기초과학의 육성 없이 독창적인 기술개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한다.
그러면 우리의 기초과학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 각국의 기초과학수준의 잣대로 통하는 미국 정보과학원(ISI)의 과학기술논문색인(SCI) 데이터베이스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논문 발표건수는 인구 1만명당 1.3편으로 세계 38위를 기록했다. 이것은 미국(10.6편)·프랑스(7.3편)·일본(4.8편) 등 기술대국은 물론이고 우리의 경쟁상대인 대만(3.0편)과 비교해도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또 과학기술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구개발부문 총투자는 6조1천억원을 기록했는데 대학에 대한 투자는 4천4백억원에 그쳤고 그나마 정부 부담은 8백70억원으로 총 연구개발 투자액의 1.4%에 불과했다. 이 수치에서도 우리나라 기초과학 연구의 산실인 대학의 연구환경이 현재 얼마나 열악한지 엿볼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국가의 최우선 정책목표를 경제개발에 두었기 때문에 산업현장에 필요한 응용기술 개발에 치중한 나머지 기초과학 및 원천기술의 개발문제에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1971년 KAIST를 설립,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석·박사급 인력을 대량으로 배출해 우리나라의 산업과 과학기술 발전을 주도했고 이것이 밑바탕이 되어 우리나라가 지난 20년 동안 고도성장을 계속할 수있었던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재 우리는 선진국의 견제와 후발 개도국들의 추격으로 협공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이 지금까지 선진기술의 모방형 연구개발 체제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한 선진 제국들이 독점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시장에 진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독창적인 기반기술의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기초과학 분야의 박사후과정(Post-Doc) 전문 양성기관인 고등과학원의 설립을 추진하게 된 배경도 이같은 문제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을 세계적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노벨상에 도전할 수있는 창조적인 과학자의 육성을 목표로 오는 9월 개원할 예정인 고등과학원은 1백60여명의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들로 구성된다. 투자재원은 연구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연구지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민간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등과학원이 들어설 부지는 KAIST의 발상지이고 현재 KAIST 서울분원이있는 홍릉 캠퍼스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기초이론 연구기관은 대개 대학단지내 또는 대학이 밀집한 지역에 설립된다. 대학과 연구기관 사이의 학문적·인적 연계 강화로 연구개발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나라가 세계 11대 경제대국으로 국민 1인당 소득이 1만달러를 넘었고 유엔의 비상임 이사국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러한 위상에 걸맞은 과학명소 하나 제대로 보존된 것이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따라서 KAIST 발상지에 설립되는 고등과학원이 우리 모두에게 과학의 꿈을심어주는 과학의 전당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은 우리나라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범국가적인 과제라아니 할 수 없다.
이 문제에 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지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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