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텔 정기 주총 민간 주주 불참 "시스템 다운"

최대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한국PC통신의 「하이텔호」가 주주들간의 마찰로 인해 삐그덕거리고 있다.

최근 열린 한국PC통신의 정기 주주총회가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을 제외한 민간 주주들의 불참으로 무산된 것이다.

현재 한국PC통신의 지분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92년 지분 참여한 한국통신이 최대주주로 33.5%,한국경제신문이 6.5%, 나머지 60%는갑을 고합그룹 고려화학 등 12개 민간주주가 5%씩 나누어 갖고 있다. 이번 주총이 무산된 것은 한국경제신문과 12개 민간주주가 불참함에 따른 것.민간주주들의 불참 이유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이번 주총 무산이 김근수 사장에 대한 불신임의 표시라고 보고 있다.

정보통신부 출신인 김사장은 한국통신이나 정보통신부의 입김에 적극적으로대처하지 못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통신 하이넷P망의 접속료 부과 방침이나 최근의 하이텔 메뉴 조정 과정에서도 한국PC통신은 자사의 입장 개진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왔다는 것이다.

또 관료적인 업무 스타일 때문에 임원진은 물론 이사회에서도 여러번 마찰을 빚어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회사 경영상의 책임을 물어 김사장 후임으로 한국통신 출신의 S씨 영입이 확정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사장실에 S씨 앞으로축전까지 날아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사장의 영입 시도는 결국 정보통신부의 입김으로 무산되고말았다는 후문이다. 새로 사장을 선임하려면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정보통신부가 한국통신에 사장 해임에 반대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보통신부의 임김에 대해 반발한 민간 주주들이 『정통부가 주도하는 행사에 들러리를 설 필요가 없다』며 주총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다는게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한편 한국PC통신 노조는 이번 주총 무산과 관련,성명서를 내고 『사장은주총 무산의 책임을 지고 용기있는 결단을 내리고 주주사들도 사태의 원인을공개하고 경영 정상화가 이루어지도록 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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