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전자수첩 생산업체 "리버티시스템"

「전화번호부에서 스케줄관리까지 개인비서를 당신의 지갑속에 제공합니다」

정보화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전자수첩분야에키보드입력은 물론 손으로 직접 글을 써 정보를 저장하는 최첨단 개인휴대단말기(PDA)방식제품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리버티시스템. 이 회사는 일본의 샤프·카시오 등이 석권하고있는 전자수첩시장에서 순수독자기술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선보였다. 키보드입력방식에 익숙한 젊은 층은 물론 아직도 펜을 들고 무엇을 써야만 안심이 되는 중장년층을 겨냥해 펜입력 형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리버티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같은 새로운 개념의 도입과 함께 일본회사들도 깜작 놀랐다는 플래시 메모리 탑재기술때문이다. 그간 대부분의전자수첩은 자료를 찾은 후 전원이 갑자기 꺼질 경우 처음 모드로 되돌아가자료찾기를 다시 시작해야하는 사용상의 불편함을 안고 있었다. 또 내장된배터리가 모두 소모될 경우 기존의 모든 자료가 지워지는 것도 난제로 꼽혀왔다.

이같은 성능의 한계에서 야기되는 사용상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자수첩업계는 메모리 보호용 배터리를 별개로 내장,돌발사태를 예방하는 방법을 동원했다. 리버티시스템은 이런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하는 기술을 개발, 사용중 전원이 꺼져도자료가 고스란히 남아있고 메모리 보호용 배터리 없이도 입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도록 했다. 소비자들의 정보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한 것이다.

이 회사의 기술력은 기업 성장사와 탄탄한 연구인력의 확보가 배경이 되고있다. 리버티시스템은 지난 80년대 후반 PC사업을 추진하던 한독의 연구개발자회사로 출발했다. 당시만해도 국내에서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취급받던 팜톱 PC 등에 관한 연구용역을 수주, 실제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한독이 PC사업에서의 철수를 결정, 3년전에 전광판 및 환경시스템을 주력으로 하는 호산에 인수됐고 이때부터 기술력을 앞세운 중소기업이 공략할수 있는 특화시장으로 전자수첩부문을 선정,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김창은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개발팀은 이 회사가 일본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랑거리다. 필기 및 키보드입력방식과 플래시 메모리 탑재라는 신기술개발의 주역인 김부사장은 미국 피츠버그대 박사출신으로 벨연구소에서 5년간 근무했고 국내에서는 금성사(현 LG전자)연구소를 거친 최고급 인력이다.

리버티시스템은 현재 기업체의 선물용으로 팔리는 등 특판중심인 전자수첩을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일반판매도 할 계획이다. 기본적인 성능은 충분한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소비자 기호에 맞도록 디자인보강을 서두르고 사용편의성을 더욱 높인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5월께 신제품을 선보이고 대리점 등 유통망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리버티시스템은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전문기업이 자본과 유통망을 동시에거머쥐고 있는 외국업체들에 도전장을 냈다는 점에서 그 향배가 주목된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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