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10억분의 1초" 문화

이은준 (LG전자 부사장)

현대사회를 혁명적 변화의 시대라고 한다. 이 말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더 이상 과거의 연장선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간적·공간적변화의 속도와 양상이 근본적으로 다르고,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말하는것이다.

겉으로는 무질서와 혼돈이 연속되는 것 같지만 속에는 철저한 논리적 흐름속에서 급변하는 「10억분의 1초 문화」가 있고 강자만이 살아남는 냉엄한현실이 내재돼 있다.

이러한 구조변화는 근본적으로 인류문명의 한 단계로 볼 수 있는 정보시대의 급격한 도래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공식 출범으로 인한 국가간 무한 경쟁체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혁명적 변화의 시대에서 개인이나 기업이 각자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면서 영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방법은 시각에 따라 여러가지로 생각될 수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목표에만 전념하는 것과 목표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이러한 이분법적인 사고로는 경쟁환경을 극복하면서 각자 추구하는 가치를실현할 수는 없다.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양자 택일의 원리, 획일적이고 단편적인 목적지향적 태도로는 다양한 변화와 가치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시대에는 개인이나 기업이 생존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인식의 틀, 사고의 틀, 즉 패러다임을 바꾸어야만 한다. 변화의 시대, 창조의 시대에서는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사물을 새로운 각도에서 분석해 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그것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톰 피터즈가 『미친 시대에는 미친 조직이 필요하다(The crazy times call for crazy organizations)』 라고 말한 바와 같이 내일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시대상황에서는 일상적인 관념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새로운 발상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기본에 철저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양극적 사고이다.

인류역사상 다양한 이념과 가치가 발전되어 왔고 그 이념과 가치가 달라많은 갈등이 발생했다.

그러나 시간적·지리적으로 단절의 시대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흐르는 기본사상인 인간존중의 사고와 진리는 결코 변할 수 없다.

미래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마치 동양철학에 나오는 태극이론과 같이 「Core Ideology」에 입각해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 개인이나 기업이 구비해야 할 것이 「경쟁력있는 핵심역량(Competitive Core Competence)확보」이다. 경쟁력있는 핵심역량이란 남과 차별화될 수 있고 자신의 강점으로서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일찍이 파스칼은 그의 저서인 「팡세」에서 『힘 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가 없는 힘은 사악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아무리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바탕에서 추구하는 올바른 가치라도 힘이 없으면 의미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추구하는 목표가 사회의 가치에 반하지 않고 사회발전에 이바지할수 있는 것이라면 이것을 관철시킬 수 있는 핵심역량 확보는 반드시 필요한것이다. 참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이 없어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죄악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정보화시대, 무한 경쟁시대,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특징지워질수 있는 현대(미래)사회에서 기업이나 개인이 성공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한길은 사물을 직시하고 바람직한 가치관에 따라 자기가 갖고 있는 고유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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