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노린 "기업 짝짓기"

PCS(개인휴대통신)사업자 선정 방식이 군별 심사 형태로 전격 수정됨에 따라 같은 군에 속한 기업들간은 물론 타군간 사업 연합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통신장비 제조업체군에 속한 삼성.LG.현대.대우 등 이른바 빅4그룹의 경우이번 정부의 기준 변경으로 당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에 고심하면서 군내기업간의 연합전선 구축 가능성을 조심스레 타진하고 있다.

반면 비통신군으로 분류되는 금호.한솔.효성그룹의 관심사는 동일 군내의그룹과의 연합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장비업체군에 속한 기업과의 연대를 작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장비제조업체 군에서 가장 먼저 예상되는 연합 시나리오는 4사가 공동으로 사업권을 신청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빅4 대연합은 지배주주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진통이 불가피할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타협보다는 그룹 총수간의 전략적인 타결이 앞서야 한다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부가 이번 통신사업자 선정에 대외경쟁력 확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빅4 대연합을 암묵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데다 독자적인 추진이 가지는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4사가 동일 지분을 갖는 선에서사상 초유의 "수퍼 베이비" 탄생이 합의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두번째 가능성은 3사 연합 구성. 통신장비군의 4개 그룹가운데 3개 기업이연합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이 방안은 특히 4사가 연합하는 그랜드 컨소시엄과 마찬가지로 사업권 획득 가능성이 확실하고 참여 기업의 지분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사 연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3개 이상의 다자간 협상의 경우의견 조율이 어려운 반면 2사간의 쌍무 협상은 극적 타결의 가능성이 높다는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 관련 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설 교환기 개발 분야에서삼성그룹과 LG그룹이 연합한 사례가 있지 않느냐"며 국내 통신장비 분야의쌍두마차인 삼성-LG 제휴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측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그룹과 LG그룹이 현대와 대우그룹과 각각2사 연합전선을 구축、 2대1의 경쟁체제로 끌고가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PCS추진기업의 한 관계자는 "정부 발표 직후에 가진 긴급 대책회의에서 4대그룹 공동 컨소시엄 구성을 비롯한 다각적인 연합 가능성을 검토했다"고말해 조만간 그룹의 고위층간 대화 채널이 가동될 것임을 시사했다.

통신장비 제조업체가 아닌 비통신군의 관심사는 통신장비 업체를 끌어들이는문제다.

비 통신군에 속한 모 그룹의 PCS사업 추진팀 책임자는 "통신장비 제조업체군내의 연합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해、통신장비 업체들의 합종 연횡에서열세에 몰린 그룹을 컨소시엄 파트너로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임을 암시했다.

2사.3사간 연합이 이루어질 경우、 세력싸움에서 밀린 한 두개의 장비제조그룹이 비통신군에 속한 업체 주도의 컨소시엄에 제2 주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따른 판단이다.

이와 관련、 그동안 전국 TRS사업권 준비 작업을 진행해온 한화그룹의 움직임에 비통신군 기업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전자정보통신이 국설교환기를 생산하는 통신장비제조업체라는 점에서 현재 빅4그룹이 어떤 식으로든 사업권 경쟁에 참여할경우、 한화를 파트너로 잡는 그룹이 가장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이 최근 까지 준비해온 TRS분야를 포기하고 비통신장비 제조군의특정 컨소시엄에 지배주주에 버금가는 지분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합류할것이라는 열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떤 의미에서 비통신군에서는 한화그룹의 선택이 경쟁의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비통신군에서는 한화그룹이 실질적인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와의 제휴 대상으로는 금호그룹과 한솔 그룹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독자적으로 PCS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던 데이콤은 PCS사업권 획득이사실상 어려워졌으며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결국 한국통신이 주도하는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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