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35)

터미널에 있는 사람들 몇이 그의 눈길을 느꼈는지 그를 돌아본다. 그런데기실 그들은 일본인도 아니다. 인도 사람들, 파키스탄사람들, 방글라데시 사람들, 필리핀 사람들, 말레이시아 사람들 같은 동양인들이다.

그 불쌍한 이민자들은 아직도 더 풍요로운 생활을 찾아 들어오고 있다. 그들나라에서의 삶은 진정 그리도 희망이 없는 것일까? 어쩌면 미지의 세계로사라지는 것이 평생 접해온, 눈에 익은 비참함과 마주하는 것보다 더 나은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이 눈에 띈다.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들이 다 공기를넣어 부풀린 것 같다. 공기가 들어간 어깨의 패드며 가슴 패드, 배에 대는패드, 무릎 패드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것을 하나쯤은 하고 있는 것으로보인다. 저것도 일종의 유행인가? 대체 저게 뭐지?



"지진이다!"

날카로운 진동이 느껴진 바로 그 순간에 카를로스가 소리를 지른다.

잔물결 같은 진동이 터미널의 팽창된 바닥과 벽을 쭈그러뜨리고 사람들은균형을 잃고 몸을 비틀거린다. 균형을 잃고 넘어진 사람들은 그러나 곧 오뚝이럼 똑바로 선다.

"아니, 뭐 이런 일이 다 있어?! 이 사람들 에어백을 입고 있잖소?"충격이좀 가라앉자 카를로스가 외친다.

"그래, 시내에 도착하는 대로 우선 저 오뚝이 옷부터 사야겠구만."출구의투명 비닐 튜브를 통해 자주색 하늘이 보인다. 한 발짝 내딛자 택시와 오토바이, 에어버스의 소음 속으로 들어간다. 온통 셀 수 없이 많은 일본인들뿐인 세상이다.

거대한 네온 사인이 땅의 혼란을 디디고 초록.빨강.파란색 광고가 번쩍거리고 있다. 또 승객을 가득 실은 에어버스가 시내의 각 방향에서 목적지를향해 뜨는 것이 보인다.

커브에 서서 고비는 뉴도쿄의 첫 내음을 마신다. 마치 감전되는 것 같은느낌이다. 전자레인지에 들어간 미세한 먼지를 흡입하는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에는 재채기가 나오다 곧 숨이 끊기는 듯한 기침이 된다. 숨쉬는 것부터새로 배워야 할 일인 것만은 틀림없는 일이다.

그 동안 이온 공기가 뇌 속으로 들어간다. 짙은 파라볼라가 여러가지 색조의녹색을 띠더니 다시 밝은 노란색으로 빛나는 것이 보인다. 그의 뇌 속으로파고 들어간 색깔들은 생생한 사이버 핑크와 블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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