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는 그 어느 분야보다도 경쟁이 치열하다. 제품개발이나 신제품발표를 놓고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정보전을 펴고 상대방의 제품이나 기술을칭찬하기보다는 폄훼하는 일이 더 많은 가전업계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대표 김광호)가 경쟁사인 대우전자의 공기방울세탁기기술을 높이 평가해 화제다.
삼성전자는 자사 사보 1월호를 통해 대우전자의 공기방울세탁기가 신선한아이디어로 히트상품이 됐다고 칭찬했다. 경쟁사, 그것도 자사제품과 시장경쟁을 벌이는 제품에 채용한 기술을 칭찬한 것은 가전업계는 물론 전자업계에서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 사보는 대우전자의 당시 세탁기개발 책임자였던 임무생소장이 어항의 기포발생 장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공기방울이 나올 때는 어항속의물이 맑아지고 공기방울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혼탁해지는 현상을 발견, 공기방울세탁기를 만들게 됐다는 개발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런 아이디어를 응용해 개발해낸 공기방울세탁기는 지난 90년에 불과 11%였던 대우전자의 세탁기 시장점유율을 94년에 28%로 급속히 끌어올려 가전3사 대열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삼성전자는 경쟁사의 이러한 아이디어를 앞으로 기술개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우 바람직한 일로 앞으로 가전업체들이 상대방의 좋은 점은 칭찬하고 인정하는 선의의 경쟁관계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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