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전자업계, 유럽 위성 "DVB시장" 넘본다

신기성기자

일본 전자업체들이 유럽 디지털방송규격 "디지털 비디오 브로드캐스팅(DVB)"에 의한 위성방송기기사업에 잇달아 참여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디지털방송표준화조직 DVB가 결정한 표준방식을 토대로 올부터 디지털위성방송이 본격적으로 개시되며 내년에는 총 5백개의 다채널방송도 실시될 예정이다.

이같은 유럽 디지털위성방송시장의 확대전망에 따라 일본의 파이어니어와소니에 이어 지난달 말에는 미쓰비시전기가 수신기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일본빅터, 히타치제작소를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이 사업진출을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DVB가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도 채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참여업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의욕을 보이는 곳은 신규참여하는 미쓰비시다. 97년 DVB수신기사업을본격 개시할 예정인 이 회사는 사업화를 표방하며 "초년도 30만대, 이어 연간 50만대를 생산판매해 시장점유율 20%를 확보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다.

미쓰비시는 이를 위해 DVB규격 결정에 참여한 영국 데지 미디어비전사를파트너로 선정했다. 동사와의 기술제휴를 토대로 수신기를 연간 1백억엔 규모의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수신기용 LSI(대규모집적회로)나 CPU(중앙연산처리장치)를 조속히 개발, 판매해 관련 디바이스사업에서도 위상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일본 업체중에선 가장 먼저 지난 94년말에 DVB기기 사업진출을밝힌 파이어니어도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프랑스 방송사 카날 플뤼에 수신기 3만대를 공급한 것을 계기로연간 25만~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방침이다. 파이어니어는올부터 내년에 걸쳐 DVB기기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 기기가 2000년에 정보통신기기부문을 연간 3천억규모의 사업으로 키운다는 장기 목표달성의 견인차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니도 종래의 TV에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위성수신기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사도 곧 파이어니어와 마찬가지로카날 플뤼에 수신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히타치, 일본빅터등도 DVB관련 기기사업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특히 일본빅터는 "수신기기뿐 아니라 시스템전개도 연구중"이라며 DVB사업을 기기전반에 걸쳐 전개할 뜻을 비추고 있다. "조기사업화를 검토중"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히타치는 곧 사업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디지털위성방송 본격실시의 원년을 맞는 유럽으로 일본업체들이 꼬리를 물고 진출하고 있는 양상이다.

사실 고화질.다채널방송을 가능케 하는 디지털위성방송은 지난해 개시한미국의 "다이렉TV"가 선두다. 이미 관련 수신기를 프랑스 톰슨, 소니가 상품화하고 있으며 도시바, 마쓰시타전기산업도 기기시장 참여를 공식화한 상태다. 그러나 더 많은 업체의 관심은 DVB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그 이유의 하나는 "유럽은 지상파의 채널수가 적고 케이블TV의 보급도 저조하기 때문에 다채널의 위성방송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점이다. 실제 대다수 관계자들은 미국쪽보다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또 하나는 DVB영역이 전세계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DVB는 유럽 이외에홍콩, 태국, 오스트레일리아등에서 이미 채용할 것을 결정, 세계표준이 될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점이 사실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일본업체들을 DVB기기사업쪽으로 기울게 한다.

특히 DVB는 역시 올부터 본격화하는 일본의 디지털위성방송과도 무관하지않다.

실제 일본디지털방송서비스(DMC)는 오는 4월에 개시하는 일본 최초의 디지털위성방송용 기기도 "DVB의 응용으로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이고있다.

앞으로 관심의 대상은 DVB관련 사업의 영역이다. 방송이란 점을 고려하면DVB기기사업을 단품에 불과한 수신기에 한정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정기간의 체제정비를 거친 후 일본업체들의 DVB관련 기기사업은단품의 수신기로부터 TV나 VCR등 내장형으로의 영역확대가 확실시된다.

이와 함께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디지털녹화하는 기기사업도 병행될 것으로보인다. 녹화기기로는 이미 상품화된 D-VHS에 이어 디지털 VCR나 올 가을 상품화하는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가 유력시된다.

단품 수신기에서 시스템으로의 이행과정에서 자사의 자원을 어떤 방식으로배분해 녹화기기를 포함한 DVB시스템을 구축하느냐가 사업성패의 관건이다.

이에 성공한 업체가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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