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정보 "TDX-100제휴" 배경과 전망

국내 교환기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이 차세대 전전자교환기인 TDX-100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20일 전격적으로 구성함에따라 국내 교환기시장의 구조개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재계의 라이벌이며 교환기분야에 있어서도 영원한 맞수관계이던 LG와 삼성이전격 제휴함으로써 10여년간 국내 교환기산업을 지탱해온 교환기4사체제는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들 양사가 교환기 개발분야에 있어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한 것은 일단국내 최대의 교환기 구매처인 한국통신이 나눠먹기식 교환기 구매정책에서탈피해 품질우선 정책으로 그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즉 한국통신은 TDX-100부터는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의 제품중에서 가장 성능이 우수한 1개사 제품만 구매키로 결정한 것이다.

여기에다 앞으로 국내 통신시장이 전면 개방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국내업체들중 기술력이 앞서 있다고 자부해온 두 회사가 힘을 합치지 않고서는 AT&T사 등 선진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는 98년 국내 통신시장이 개방될 경우 미AT&T사는 물론 알카텔사.에릭슨사 등 유럽연합(EU)국가들이 국내 교환기 공급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국내업체가 힘을 모으는 것이라는 데 양사가 이해를 같이한 셈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교환기 4사체제를 그대로 끌고갈 경우 국내업체가 개방화시대에 하나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1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개발비를 양사가 공동으로부담한다면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공유함으로써 복합적인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공동개발이라는카드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 말해 기술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확보, 통신시장 개방이라는 태풍을넘을 수 있는 첩경은 이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 라이벌관계를 전격 청산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사간의 이같은 "적과의 동침"은 상반기중으로 결정될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과 관련해서 일정부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각광받고 있는 PCS사업자 선정경쟁에 참여하고 있는양사가 차세대 전전자교환기의 개발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할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더욱이 양사는 통신서비스사업을 시작하게 될 경우 통신장비제조업에 구태여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PCS시스템의 경우 한국통신이 공급업체를 사실상 2개사로 선정할 계획이라는점도 양사가 PCS보다 TDX-100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체결한 이유가 된 것으로보인다.

국내업체들이 양사의 제휴를 국내 교환기개발 역사에 있어 일종의 혁명적인사건으로 받아들일 만큼 그 파장은 크다.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 양사의 기술력이 대우.한화보다는 우위에 있다는것이 지배적인 시각이고 보면 TDX-100 개발경쟁에서 결국 이들 양사의 컨소시엄이 공급업체로 선정될 것이 확실시되며, 98년이후 2조원대에 달하고 교환기시장도 이들 두 업체가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삼성과 LG의 의도대로 된다면 현재 LG.삼성.한화.대우로 이어지는 교환기시장의 4사체제는 전면 붕괴돼 삼성.LG컨소시엄 또는 이들 기업이 독립해설립할 새로운 합작기업에 의해 국내 교환기시장이 좌지우지되는 결과를낳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통신과 한화전자정보통신도 이들 양사의 교환기시장 싹쓸이를가만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1년여동안 벌어질 TDX-100개발경쟁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총력전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한화의 경우 그룹회장이 교환기산업 육성의지를 강하게 피력할 만큼이분야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4사의 개발경쟁은 더욱 볼만한 싸움으로 번져나갈 전망이다.

<김위연.최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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