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18)

클라우디아가 다리를 뻗자, 둘의 다리가 닿는다. 고비가 미소를 띠며 동의한다.

"그래요. 정말 대단한 일이오."

시골 아가씨 같은 웨이트리스가 몸빼바지를 입고 뜨거운 물수건을 가져온다. 얼굴의 모공이 열리는 것을 음미하듯 고비는 물수건을 얼굴에 대고 크게숨을 들이마신다.

"자, 이제 시작해 보겠소?"

고비가 입을 열자, 클라우디아는 머리핀을 하나 뽑아 테이블 위에 놓는다.

"사토리 그룹의 회장 하라다씨가 여기 어디에 있다는 소문이에요. 고바야시 류타로의 단독층인 28층에요. 거기는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이거든요."



"확인은 해보았소?"



"바로 그 때문에 프랭크가 필요한 거예요."

"내가 뭘 해야 하길래?"

"하라다씨와 연락해서 이 얘기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거예요."

"연락을 하다니요?"

"텔레파시 접촉이요. 하실 수 있겠어요?"

클라우디아가 조심스레 고비를 살피며 묻는다.

"글쎄요."

클라우디아는 조급한 듯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들긴다.

"이방면에서는 최고잖아요. 사토리도 그래서 프랭크를 부른 거구요. 그렇지 않아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오. 텔레파시 접촉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는데예를 들면 상대방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가 있소. 진정제를 맞고 있는지. 맞고 있으면 어떤 종류인지 말이오. 뇌파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또 어떤약은 뚫고 들어가기가 아주 힘들기 때문이오."

마치 큰소리로 생각하듯 혼잣말처럼 계속한다.

"육체적인 요건 역시 중요하오. 어디에 갇혀 있나, 방해전파 같은 것이 있는가 그런 것 말이오."

고비는 잠시 말을 멈춘다.

"하라다가 거기 있는 걸 알아낸다 하더라도 그를 어떻게 꺼내올 거요?"

"프랭크"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말씀드릴 것이 또 한 가지 있어요."



"뭐죠?"

"하라다씨가 여기에 갇혀 있다면 제시간에 구해내는 건 어려울지도 몰라요. 그렇게 되면 좀 기다려야겠죠."

그녀는 이미 차가원진 물수건을 접었다 폈다 하며 손장난을 한다.

"제시간에 구해낼 수 없다니, 그건 또 무슨 뜻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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