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안테나] 영상관련업체, 인터네트 홍보특급 승차경쟁

국내 영상소프트웨어업계의 세계화는 몇 점일까.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점수를 매기는 일이 창피스러울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연간 2조원에 달하는 국내시장 규모에 걸맞지 않게 우리 영상업계는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면치 못하고 항상 할리우드에 짓눌려 왔다. 그동안 지명도있는 감독들이 자신들의 영화를 들고 세계영화제에 참가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 영상업체들은 영상업계의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 영상업계의 들러리역할을 맡는데 그친 것이다. 어쩌다가 세계영화제에서 우리 영화나 영화인들이 수상하면 그 자체가 빅뉴스로 등장하곤 했다.

특히 국내 영상업체들은 개별적으로 해외배급을 시도하고 있으나 전세계를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발달에 힘입어 우리 영상업계도 세계무대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소위전세계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는 "인터네트" 라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시장에 우리 영상물을 손쉽게 알릴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된 것.

현재 국내 멀티미디어 및 영상관련업체들이 앞다퉈 「인터네트"에 우리 영상물의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세계시장의 공략에 한걸음씩 내딛고있다.

인터네트 전문업체인 브라이트사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인터네트에 웹사이트「브라이트시네마"(주소:http/bright.ne.on.co.kr/broken branches)를 개설하고 영화 등의 정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터네트를 통해 「내일로 흐르는 강"(삼우미디어센타)과 「헝그리베스트5"(영프로덕션) 등 2편의 영화에 대한 줄거리와 제작배경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 LG미디어는 현재 인터네트에 「자바바라"(주소:www.cybernet.co.kr)를개설하고 영화.패션.라이브공연실황 등 연예오락정보를 시범서비스중인데 이달15일에 정식으로 개통한다.

여기에 「카루나"(일목필름)와 「런어웨이"(익영영화사) 등 2편의 영화에대한 자세한 정보도 올려놓고 있는 이 회사는 앞으로 미개봉된 국산영화 등을비롯해 관련업체들을 매달 소개할 방침이다.

멀티미디어 소프트하우스인 씨앤씨인포미디어도 「인터네트"를 이용해 국내에서 제작한 영상물을 해외시장에 수출하기로 하고 태흥영화사의 영화를중심으로 국내의 우수영화 선별과 인터네트 홈페이지정보 등의 구축에 착수했다.

올 3월 초순께 본격적으로 개통할 예정인 이 회사는 초기에는 전세계 TV방송사를 대상으로 하되 점차 신작영화에 대한 해외극장배급도 수용해 나갈 계획이다.

멀티미디어 전문업체들과는 별도로 영상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인터네트를통한 자사 영상물의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화영화 「아마게돈"의 제작사인 아마게돈제작위원회는 「인터네트"의 접속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솔빛미디어(http://www.media.co.kr/amagedon/intro.htm)와 아이네트(http://www.iworld.net)를 통해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아마게돈의 제작과정과 스틸사진 등을 비롯해 다양한영화관련자료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삼성영상사업단의 드림박스도 인터네트에 홈페이지를 개설해, 제작중인우리영화와 개봉된 영화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젊은 감독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영화제작에 나서고 있는 중소영화제작사 등도 인터네트를 통한 자사홍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하나둘씩인터네트에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있어 인터네트내의 홍보는 더욱 늘어날전망이다.

이처럼 우리 영상업계가 폭넓게 이용하기 시작한 「인터네트"는 컴퓨터와통신의 결합으로 생겨났다. 현재 「인터네트"는 1백40여개국에서 4천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공간.

하루가 다르게 「인터네트"를 이용한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인터네트"의활용도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영상업계는 「인터네트"라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함으로써 메이저들이 주도하고 있는 기존의 배급망에서 인력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니치(틈새)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비록 통신망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리영화가 다양한 외국영화들과 같은장을 통해 전세계 관객들에게 동시에 제공됨으로써 우리영화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제 우리 영상업계는 「인터네트"를 통해 미국과 유럽 영상업계의 주변부에서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영상업계는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확보해야할뿐 아니라 인터네트의 가입자들을 우리의 소비자로 만들기 위한 마케팅 노력을 펼쳐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 영상업계는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수있는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함께 세계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영상물을 제작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원철인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