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96년 전자산업 기상도

올해 전기전자산업의 경기는 지난해의 고도성장에서 이탈해 하향국면으로접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경기하향이 곧바로 급격한 침체로 이어지기보다는"성장률이 다소 둔화되는" 연착륙의 의미로 파악해도 무난할 듯싶다. 산업연구원.전자공업진흥회.산업은행 등의 분석이 그러하고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경제연구소의 분석도 대체로 안정하향화 추세를 전망하고 있다.

<>설비투자동향

전기전자산업의 경기를 선행적으로 나타내는 설비투자 동향을 보면 올해국내 전기전자산업의 연착륙 또는 안정하향화 추세를 그대로 보여준다.

산업은행은 자체조사를 통해 올해의 전산업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19.7%,제조업과 제조업내 중화학공업은 이보다 다소 높은 20.1%, 20.7%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94, 95년도의 전산업 설비투자 증가율이 각각 36.7%, 38.7%였고 제조업은56.2%, 42%였으며 이 중 전기전자산업을 포함한 중화학공업은 각각 62.4%, 47.8%였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상당폭의 둔화임에 틀림없다.

올해 설비투자가 이처럼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주된 이유로는 "94, 95년의가히 폭발적인 설비투자세가 기업의 생산확충을 크게 높이기도 했지만 올해의 국내경기가 그리 투명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산업은행의해석이다.

이같은 둔화추세와 그 둔화원인은 전기전자산업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산업은행은 전기전자산업의 올해의 설비투자 총액은 전년대비 25.2% 증가한12조3천억원 규모를 나타내 사상처음 10조원 규모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의 설비투자증가 예상률 25.2%는 94년의 56.8%, 95년의 76.9%와비교하면 연착륙만의 의미는 아닌 것 같다.

그나마 전기전자산업의 이같은 설비투자 증가률도 반도체 생산라인의 증설과TFT LCD에 대한 대대적인 라인증설 등 반도체 및 부품산업의 투자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 산업은행의 해석이고 보면 전기전자산업전체의 설비투자 동향에서 나타난 올해 경기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새해 전기전자산업의 부문별 설비투자 동향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국내 전기전자산업이 산업구조 고도화단계에 진입했음을 확연히 보여주고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전기전자산업을 이끌어왔던 가전산업의 설비투자가 큰폭으로줄어든 대신 산업용 전자와 전자부품은 계속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전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94년에는 39.4%, 지난 95년에는59% 늘어나면서 산업용 전자분야를 넘어서거나 엇비슷한 규모를 보였으나 올해는 9.8% 늘어난 1조7천3백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내수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으로 갈수록 부가가치가 떨어지는데다 수출시장역시 중국 및 동남아국가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꺼리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용 전자분야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산업의 설비투자는 올해에도 꾸준히 활황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컴퓨터 등 산업용 전자분야의 올해 설비투자는 1조9천3백억원으로 전년대비33.1%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94년의 증가율 35.5%와 지난해의 증가율 37.

5%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산업용 전자분야는 지난 94년에 이어올해까지 계속 낙관적인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전자부품산업 역시 올해는 단일산업으로는 최고치인 8조6천4백억원의 설비투자를 기록해, 지난해에 비해 27% 가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94년의71%, 지난해의 93.8%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 밖에 전기전자산업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정밀기기산업은 0.6% 감소되는 반면 공작기계산업은 37.9%의 증가가 예상된다.

비제조업부문의 통신업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20.1% 늘어난 5조3천억원 가량의 설비투자가 예측되고 있다.

시내교환시설 확충과 기간전송망 등 기본투자 구축이 중점적인 설비투자항목으로 꼽히고 있지만 94년의 23% 증가, 지난해의 39.5% 증가에는 다소 못미치는 증가율이다.

<>분야별성장률국내 전기전자산업의 실질 경기동향 역시 안정하향화 추세가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시각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산업연구원(KIET)의 분석이 그렇고, 전자공업진흥회나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부문의 분석도 대체로 안정하향화 추세를 예견하고 있다.

산업구조 고도화 추세는 이들 3개 기관의 공통적인 지적사항이다.

대표적 하이테크로 꼽히는 산업전자분야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산업이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전기전자산업을 주도해 나갈 것이란 게 공통적인전망이다.

또 90년대초까지만 해도 국내 전기전자산업의 핵심이었던 가전산업분야가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장률 둔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전자분야를 이끌고 있는 가전.전자부품.산업용 전자중 올해 가장 주목받을 분야는 컴퓨터를 비롯한 산업용 전자분야이다.

일부항목에서 이견이 노출되고 있기는 하지만, KIET.전자공업진흥회.삼성경제연구소 등이 산업용 전자분야의 전반적인 경기에 관한 한 모두 "쾌청"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먼저 전자공업진흥회는 산업용 전자기기의 경우 내수호조와 수출시장의 활황세가 생산과 수입의 증가를 유도할 것이나 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생산은 지난해에 비해 10.1%포인트 낮아진 21.7%, 수출은 19.2%포인트 낮아진 21.1%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IET 역시 공급지수인 생산과 수입이 각각 18%, 24.7% 증가를, 수요측면에서는 내수가 21.3%, 수출이 19.3%라고 다소 안정위주의 성장률을 점쳤다.

전자공업진흥회의 안정적 성장 전망은 CRT모니터와 휴대폰.무선호출기.보조기억장치의 높은 신장세, 팩시밀리와 PC의 안정적 성장에 밑바탕을 두고있다.

그러나 한동안 수출주력품목으로 각광받았던 유선전화기나 키폰.교환기.프린터 등은 올해 일부 마이너스 성장까지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며 PC의 경우내수는 21.3%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수출은 18.1% 가량 줄어들 전망이어서 생산이 10.7%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컴퓨터에 대한 전망에서 전자공업진흥회와 다른 입장을보였다.

윈도95를 탑재한 펜티엄 PC의 본격적인 성장에 따라 생산 22.3%, 수출 25.

5%의 성장률이 기대된다는 게 삼성경제연의 전망이다.

통신기기에 대한 삼성경제연의 분석은 KIET나 전자공업진흥회와 비슷하다.

기존 통신사업자의 투자강화 속에 신규서비스 사업자의 설비투자가 예상되는가운데 특히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무선통신기기 부문이 전체 통신기기산업의 성장을 주도한다며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산업 역시 낙관적인 전망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전자공업진흥회는 올해 반도체산업은 메모리분야와 MOS가 성장을주도하는 가운데 생산이 35.4%, 수출이 37.1% 늘어날 것이며 일반전자부품은생산이 15.9%, 수출이 18.9%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반전자부품 중에서는 LCD.CRT.소형모터.전지 등이 생산에서 15~20%, 수출에서 최대 25%까지 늘어나는 반면, 저항기.변성기.콘덴서.스위치.튜너.PCB등은 한자리숫자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다.

삼성경제연의 경우 전자부품에서 생산 29.8%, 수출 35.7%의 증가를 각각점치고 있다.

반도체의 생산.수출이 40% 안팎에 달하면서 전체 전자부품산업을 주도할것이며 일반전자부품은 17% 안팎의 안정적인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란 게 삼성경제연의 시각이다.

KIET 역시 세계시장 확대에 따른 유효수요 급증이 전자부품산업의 높은 성장률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와 브라운관의 경우는 공급부족현상이계속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KIET는 공급측면에서는 생산이 32.9%, 수입이 20.1% 증가할 것이며 수요측면을 나타내는 내수와 수출은 각각 19.2%, 37.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전산업에 대해서는 3개 연구기관 모두가 공히 어렵지 않겠느냐는 다소비관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연구기관은 수요패턴은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으면서도 엔고에 의한반사이익의 소멸, 유통시장의 개방, 동남아국가의 추격, 수입선 다변화조치의해제 움직임 등으로 올해의 국내 가전산업에는 암운이 감돌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애틀랜타올림픽 개최에 따른 특수와 국내기업의 수출시장 다변화노력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KIET는 수출과 내수가 각각 10.9%와 14.2%, 생산과 수입은 각각 9.5%와 41.

5%의 증가를 전망하고 있는 반면 전자공업진흥회는 생산 5.9%, 수출 5.3%증가에 머물 것이라는 다소 안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시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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