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독 지멘스 닉스도르프사 게르하르트 슐마이어 사장

유럽 최대의 전기전자업체로 2년 만에 적자의 늪을 벗어나 이번 회계연도에흑자기조로 돌아선 지멘스그룹이 아시아.태평양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직원 37만여명에 연간 총매출 규모가 총8백80여억 마르크에 달하는 지 멘스는 그동안 독일은 물론 유럽시장에서 구축한 주도적 위치를 발판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멘스그룹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기술부문 계열사 지멘스 닉스도르프 인포메이션시스템 SNI 의 아.태지역에의 진출노력이 두드러진다. SNI의 게르하르트슐마이어 Gerhard Schulmeyer) 사장을 만나 경영을 흑자로 끌어올린 배경과 한국 및 아.태지역에 대한 사업전략을 들어 본다.

-지멘스가 한국의 관련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으나 일반적으로 구체적 사업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먼저 지멘스의 주요사업과 현재의 위치에 대해 말해주기 바란다.

*지멘스는 전기전자업체로서 지난 9월말에 마감한 이번 회계연도 총매출이8백88억 마르크를 기록했다. 주요 사업분야로는 에너지.산업전자.정보기 술. 통신.운송.전자부품.조명 등 다양하다. 지난 2년 동안 지멘스는 사업이 저조했으나 이번 회계연도부터 흑자기조로 돌아섰다.

이 중에서 SNI가 담당하는 정보기술부문 사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자부 한다. 올해의 경우 SNI의 매출이 지멘스 전체매출의 15%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10%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지멘스의 흑자에 크게 기여했다. SNI는 지난 3.4분기의 경우 독일 PC시장에서 점유율 13.7%를 기록、 1위를차지했고 이 기간 유럽시장에서는 5.4%의 점유율을 차지해 미국의 컴팩.IBM.애플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지멘스와 SNI의 관계에 대해 좀더 설명해 달라.

*SNI는 지난 90년 지멘스가 닉스도르프 컴퓨터사를 인수、 지멘스의 데이 터앤드 인포메이션 부문과 통합해 발족된 정보기술부문 자회사이다. SNI는 이번 회계연도에 1백28억 마르크의 매출을 올려 4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 중 35%는 해외매출이다. 특히 PC사업은 매출이 작년보다 50 %나 증가했고 판매시점 정보관리(POS) 시스템의 매출은 20% 신장했다.

-지난 94년 10월 사장에 취임한 후 이른바 "문화변화운동"(Culture Change Program)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SNI가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있는데 그 배경과 내용은 무엇인가.

*"문화변화운동"이란 기업의 분위기를 일신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 을둔 의식개혁운동으로 다음 다섯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고객에 대 해단일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둘째、 시작부터 끝마무리까지 일관된 서비스 를제공한다. 셋째、 최상의 기술을 제공한다. 넷째、 회사의 모든 자원을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다섯째、 권한과 책임을 조직의 하부구조로 최대한 이관한다는 것 등이다. SNI는 그동안 이러한 운동을 적극 전개해 상당 한성과를 올렸고 하나의 새로운 기업문화로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이 운동 의 기본정신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차원에서 능력 위주원칙에 따라 직원의 자질과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이 운동을 전개하는 데 있어 지멘스 본사와의 문화차이로 인한 어려움은 없는지.

*그로 인한 어려움이나 마찰은 별로 없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전략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은 매우 중요하다. SNI에 있어 이 지역은 "진주"와 같은존재라 할 수 있다. SNI는 세계를 유럽.미주.아태지역 등 3대 권역으로 나누고 현재 유럽에 편중되어 있는 사업을 수년내에 각 권역별로 사업규모가 같은 수준이 되도록 끌어올릴 방침이다. 다시 말하면 아시아.태평양 및 미주 지역 사업이 유럽지역 규모와 같은 수준이 되도록 이들 지역의 사업강화에 힘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SNI는 다른 나라 기업들이 진출하니까 덩달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아시아.태평양지역에는 강력한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진출하는 것이다.

현재 지멘스는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1백60개의 사업체.공장 및 지사 등과60여개의 합작사를 운영하면서 지멘스 연간 전체매출의 10%에 해당하는 86억 마르크를 올리고 있다. 이 지역의 경상수지는 물론 흑자이다. 지멘스는오는 2000년까지 이를 2백억 마르크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SNI는 이 지역에서 주로 금융.산업.공공부문시스템.PC.POS시스템 등의 사업 을 펼쳐 2000년까지 연간매출을 10억달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멘스나 SNI가 이 지역에서 이득만 챙기려는 것이 아니라 기술협력과 투자도 강화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말레이시아에 물류 시스템을 설치했고、 인도와 싱가포르에는 SW개발센터를 설립했으며 중국에 는제품생산공장을 건립했다. 이 기간 동안 지멘스는 이 지역에 대해 총 50억 마르크를 투자할 방침이라는 것을 밝히고 싶다.

-그렇다면 한국에 대한 사업은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할 예정인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한국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회계연도의 경우 한국내 사업의 성장률은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9.3 를 기록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한국의 사정에 대해 잘 모르고 각 지역사업은 해당지역 책임자에게 전적으로 위임했기 때문에 그 지역담당인 액셀 해스 부사장이 답변토록 하겠다. (이하는 해스 부사장 답변임) 한국은 인구 4천여만명에 GNP가 9천달러를 넘어선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앞으로 프린터.POS.티케팅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적극 펼쳐나갈 방침이다. 한가 지아쉬운 것은 아직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앞으로 여건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에 대해서는 아직 진출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PC산업은 어떤 추세로 나갈 것으로 전망하는가.

*PC시장은 앞으로 연간 1억대 규모로 확대될 것이며 5년 이내에 크게 변화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네트워킹 전용PC가 크게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MIT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모토롤러와 ABB 등 대기업의 고위직을 거친 후 지난 94년 10월 SNI사장 겸 최고경영자에 취임한 슐마이어 사장의 표정에서 SNI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뮌헨 김광수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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