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 IBM.올리베티에 대양수출 의미

삼보컴퓨터가 미국 IBM、 이탈리아 올리베티 양사에 펜티엄 PC를 대량공급 키로 한 것은 삼보컴퓨터 한 업체만의 경사이기 보다는 우리나라 PC수출산업 의재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는 자못 크다. 80만대라는 규모뿐 아니라 공급받는 업체가 IBM、 올리베티라는 세계적인 일류 PC업체들이라는 것은 국산PC의 성능이 결코 이들 업체 제품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난 80년대 후반 아시아 제일의 PC수출국가로서의 명성을 다시한 번재현할 수 있는 기반을 국내업계가 갖추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삼보측은 "이번 계약이 최종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금액 등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내년 1년동안 펜 티엄급 마더보드를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IBM과 올리베티에 각각 50 만대、 30만대씩 총 80만대를 공급키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더보드는 PC에 들어가는 핵심부문. 국내 기업들의 PC수출은 완제품이라 기보다는 대부분 마더보드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모니터.HDD 등은 거래선이 자체 생산하거나 대량구매를 통해 한국에서 받는 것 보다는 저렴하게 부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보가 이번에 양사에 공급키로한 펜티엄급 마더보드는 전체 PC시스템 가격의 5분의 1수준. 따라서 80만대일 경우 총 수출금액은 1억5천만달러에 달할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10월말까지 우리나라 PC본체 수출액총액이 1억7천만달 러(전자공업진흥회집계)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삼보의 수출물량이 어느 정도인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삼보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현재 1백만대를 생산하고 있는 라인에서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내년중 1백20만대로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중국에 현지공장 을설립해 생산량을 대폭 확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형수 주에 따른 제품공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삼보측의 설명이다.

물량규모뿐만 아니라 거래선이 IBM과 올리베티라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들 세계적인 업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품질을 인정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삼보는 이같은 대형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던 원인을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왔던 QCD(Quality Cost Delivery)경쟁력강 화에서 찾고 있다.

품질은 물론 납기나 가격면에서 아시아 제일의 PC수출국인 대만에 비해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이를 능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수주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리베티의 경우에는 단순한 OEM이 아닌 삼보가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생산한 제품을 그대로 자기의 상표로 갖다 파는 이른바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방식이며 올리베티가 이 제품을 자체생산할 경우 일정금액을 삼보에 로열티로 지급하게 돼있어 국산 PC의 수준이 결코 세계적으로 뒤지지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삼보의 80만대 수출계약은 우리나라 PC수출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국산PC 수출은 그동안 취약한 기술수준과 가격경쟁력 약화 등으로 계속적으로 위축돼왔던 반면 수입은 늘어 무역수지면에서 갈수록 적자가 심화되고있다. 이에반해 우리보다 뒤늦게 컴퓨터산업에 뛰어든 대만은 에이서 등 세계적 인업체를 탄생시키며 아시아 제1의 컴퓨터수출국으로 명성을 쌓아오고 있다.

최근 국내 PC업계가 내년이후 수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속속 수립하고있는 상황에서 삼보의 이번 대형수주는 우리나라 PC수출산업이 대만을 제치고 다시한번 도약할 수 있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양승욱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