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오피스, PC출근부, 플렉서블 타임제가 새로운 직장풍속도를 연출하고 있다. 이제 "나인 투 파이브"식의 직장생활 패턴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밀물처럼빌딩숲으로 모여들었다가 썰물처럼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출퇴근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24시간 편의점이 처음 등장했을 때 한밤중에 나와서 물건을 사는 사람이얼마나 있을까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지만 밤에 일하는 자유직업 종사 자들과 10대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몇 년 지나지 않아 자리를 잡았다.
기업의 경우도 초(초)시간 경영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개인의 라이프사 이클에 따라 새벽에 출근하는 사람, 오후에 출근하는 사람, 아예 집에서 일하는 사람까지 근무시간을 골라서 하면 능률이 그만큼 오른다는 것이다. 이제직장은 일터, 가정은 쉼터라는 생각이 바뀌고 획일적인 근무시간표가 없어지는 대신 개인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있다.
한국IBM은 모빌오피스 제도를 도입했다. 모빌오피스(Mobil Office)란 직장 으로 출근하는 대신 휴대용컴퓨터.무선전화기 등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해 언제어디서든지 일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움직이는 사무실"이다.
현재 한국IBM은 영업부 소속 직원 7백명 중 5백여명이 모빌 오피스에서 근무함에 따라 사무실 공간 43%가 줄어들었다.
모빌 오피스 시스템 아래에서는 관리자와 비관리자의 구분 없이 회사에 남아있는 직원이 자발적으로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밖에 나간 직원은 그날 그날의 일정을 동료들과 공유한다.
첨단기술을 이용해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공간과 경비를 절감해 경영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모빌 오피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금성사"는 근무시간표를 직원들이 짜는 "플렉서블(Fle.ible) 타임제"를 도입했다. 출근시간은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퇴근은 오후 4시부터 7시 사이에 자유롭게 선택하는 제도다.
플렉서블 타임제는 출퇴근 교통지옥을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시작됐지만앞으로 재택근무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글과 컴퓨터는 PC를 켜고 끄는 시간으로 출퇴근을 대신하는 전자출근부 제도를 도입했다.
이 회사의 전자출근부에는 식사.외출.휴식을 비롯, 다양한 정보메뉴가 마련돼 있다. PC가 총근무시간을 체크해 주기 때문에 피곤하면 한낮에도 쉴 수있고 일이 밀린 날은 밤중까지 일할 수 있다.
근무일수.휴가일수.무단결근은 물론, 1년의 총 근무 시간까지도 버튼 하나 만누르면 체크해 볼 수 있어 회사의 경영합리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미래지향적 근무환경들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모빌 오피스의 경우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보냈던 사무실의 내 자리가 없어지고 직원들 간에 인간적 교류가 줄어드는데서 오는 상실감이 문제가 되고있다. 전자출근부는 자칫 잘못하면 프라이버시 침해의 우려가 있다. 조지 오 웰의 "1984년"에서는 큰형(Big Brother)으로 불리는 지배자가 통신망을 장악 하고 마치 어항 속의 금붕어처럼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거미줄 네트워크가 깔려 정보를 빛의 속도로 나르고 버튼 하나로 안방에 앉아 모든 사무를 볼 수 있게 되는 미래에는 지구촌 어딘가에서 조지 오웰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미래사회의 직장이 편리하면서 개인의 자율과 능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는민주적인 일터가 되려면 합리적인 근무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동료애를 더욱두텁게 만들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하드터치의 첨단기술은 소프트터치의 생활습관이 뒤따라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미래학자들 의 조언이다.
아무튼 첨단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의 벽을 허무는 시도들은 개성과 창조성을 중시하는 정보시대의 시대정신과 맞물려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보인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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