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9)

"박사님, 더 이상 돌려서 말하지 않겠습니다. 고바야시는 박사님의 도움을필요로 합니다." 이 자는 농담을 하는 것일까? 얼굴엔 아직도 미소가 남아 있지만 표정은 마치 바둑의 마지막 한 수를 두는 사람만큼이나 심각하다. 고비도 미소를 짓는다. "내가 뭘 알아내기를 바라시는 거죠?" 다나카의 눈이 이제 눈에 띄게 차갑다.

"살인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관점에 따라 다르니까요.""살인이요?" "네, 박사님. 인조인간의 살인이죠. 그 우주 셔틀의 사이보그……. 우리것중의 하나였습니다. 바하 캘리포니아의 토도스 산토스에 있는 고바야시 공장에서 만든 최첨단 모델이죠. 이해하시겠지만 저희는 어떻게 된 일인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보그는 단전되었던 것 아닙니까?" 고비가 계속한다.

"전압이 급상승하는 바람에 기내의 전력이 끊긴 것 아닙니까? 지금도 그때생각을 하면 오싹하군요." "그렇겠죠." 다나카가 히죽 웃는다.

"끔찍한 경험이었음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보그는 단전된 게아니었답니다." "뭐라고요?" "이것을 보십시오. 이건 비행기 블랙박스에서 찾아낸 데이터인데 폭발이 있자마자 자동적으로 여기에 넘어온 것입니다." 다나카는 빙그르 의자를 돌려 벽의 패널을 향해 적외선 빔을 겨냥한다. 메 콩강이 사라지고 흐릿한 우주선 기내가 보인다. 단지 한 시간 전에 그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폭발 순간입니다." 다나카가 설명한다.

"물론 상세한 부분까지 선명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이것이 저희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몇몇의 숫자가 밑에 나타나고, 3차원 축에서 사토리의 우주선이 회전하는 단면이 나온다.

"저건 선실을 가로지르는 신경세포의 폭발 영상입니다."다나카는 곧이어적외선 지시봉을 두번 깜박거린다.

"폭발의 중심지는 틀림없이 사이보그의 머리였습니다. 그렇죠?"부토의 하얀 두개골 껍질 위에 얹혀 있는 붉은 빛 나는 갈색의 구름 같은 전자기(전자 기)의 소용돌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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