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마일러콘덴서업계 경영압박 가중

마일러콘덴서용 베이스필름의 품귀가 계속됨에 따른 필름원자재가 인상과 국내 가전업체들의 잇따른 해외진출로 인한 국내 콘덴서 수요 격감、 세트제품의 가격파괴 바람으로 인한 세트업체들의 전자부품 가격인하 요구 등 계속 되는 악재로 영세 필름콘덴서업계가 사면초가에 처해있다.

올들어 월 생산능력 2천만개 정도의 마일러(폴리에스터필름) 콘덴서업체들 중4분의 1 가량이 이같은 다중펀치로 인한 경영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포기할 정도로 필름콘덴서업계의 상황은 극도로 악화돼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 등과 같은 대기업은 일찌감치 필름콘덴서사업에서 손을 뗀 상태이고 영세업체들의 폐업 또는 사업포기도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시장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원인은 지난해 6월 엑슨사의 화재사고까지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고로 석유화학제품의 품귀현상이 전세계에 확산되면서 콘덴서용 베이스필름 가격이 폭등했다.

이로인한 베이스필름 가격도 올들어 3~4차례에 걸친 인상으로 작년보다 30 ~40%가량 폭등했다. 반면에 가전업체들은 가격파괴바람을 일으키면서 부품 공급가격의 인하를 요구、 마일러콘덴서업체들의 부담은 한층 가중되고 있다. 또 공교롭게 필름콘덴서 관련 생산장비의 조달도 이 즈음부터 어려워지기시작했다. 실제로 올 초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장비발주를 하고도 아직까지라인세트업을 하지못한 업체가 대부분이며 게다가 조립기 등 관련 제조설비 의경우 관세감면 대상에 명시돼 있지 않아 높은 관세를 지불하고 장비를 수입하고 있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서만도 필름콘덴서업계의 대부분을차지하고 있는 80여개 마일러콘덴서 업체중 20여개 업체가 채산성 악화로 문을닫았다 며 마일러콘덴서업계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수출의 경우도 어려움은 마찬가지여서 그동안 홍콩지역으로 수출해온 업체 들이 최근 들어 중국 및 동남아시아지역 업체들의 저가공세로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시장환경이 열악해짐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중국 등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않다는 설명이다.

중국진출의 문제점으로 업체들이 가장 먼저 꼽고 있는 것은 상당지역의 기후조건이 국내와 달라 수율이 국내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점. 국내 생산의 경우수율이 95% 이상에 달하고 있으나 중국의 경우는 70~80%정도에 그치고있다. 이때문에 중국 현지생산제품의 원자재비 비중도 50% 이상으로 국내 (약25%)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업체가 중국진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뿐인 셈이다. 그러나 그나마도 국내로 반입을 위한 물류비와 관세도 무시할 수 없는데다 중국정부가 현지시장 공급량을 전체 생산량의 30% 이하로 제한하고 있어 중국진출의 메리트를 한층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로 현재 중국에 현지합작으로 진출、 월 1억개 규모로 마일러콘덴서를생산하고 있는 D사의 경우 이같은 이유로 현재 재고가 2억개 가량 쌓여있고가동률도 65% 정도에 그치고 있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업계관계자들은 이처럼 안팎으로 어려움이 가중돼 자금력이 달리는업체들의 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데 따라, 내년에는 동남아 및 중국업체들 에대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국내 가전 3사 등 대형 수요처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업계판도가 대폭 재편될 것으로 우 려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주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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