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가전3사, AV사업 조직개편 배경

가전3사가 앞다퉈 AV사업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그만큼 AV시장 환경이 크게달라졌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DVD.위성방송수신TV.디지털캠코더 등 기존 AV제품을 대체할 차세대AV제품들이 나라 안팎에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수출에 크게 의존해온 컬러TV.VCR 등 국내 AV산업은 최근 이들 시장에서의 수요 둔화에 맞닥뜨렸다. 특히 국내 AV산업은 중저가제품에서는 중국 등 후발개도국의 추격、 고부가가치 및 첨단제품에서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해외AV시장에서 유력한 경쟁상대인 일본AV업체들은 최근 엔화 하락 으로 돌아서면서 경쟁력이 더욱 커졌고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할것 없이 무역 장벽은 높아만 가고 있다.

나라 안팎의 안정적인 수요 증가와 생산능력 및 기술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AV산업은 이제 새로운 구조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3사가 최근 서둘러 AV사업조직을 개편하고나선 것은 이같은 환경변화를 거스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가전3사가 추진하고 있는 AV조직개편의 방향은 사뭇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의 조직개편 방향은 DVD 등 차세대 AV제품을 전담하는 사업부 신설등 새로운 사업의 전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LG전자와 대우전자는 기존 사업부의 통합 관리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사업부 조정 등 상부구조의 개편에 주력하는 회사(삼성、 대우)와 생산체계의 조정 등 하부구조 자체를 개선하려는 회사(LG)로도 구별된다.

그렇지만 세 회사 모두 사업조직의 개편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제조원가를 낮춰간다는 기본 전략에서는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컬러TV.VCR 등 기존 제품이거나 DVD 등 새로운 제품이거나 간에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제때 공급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게 가전3사의 기본 전략이다.

이를위해서는 기존 사업 조직으로는 곤란하다는 판단이 이들로 하여금 최근의 사업조직 개편으로 나아가게 한 것이다.

현재 TV사업부와 VCR사업부를 통합하고 오디오사업부를 신설키로 한 대우 전자 밖에는 다른 두 회사의 AV사업조직 개편내용은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상태다. 다만 기본 방향만 비쳤을 뿐이다. 대우전자 역시 관련 인력배치와 운영방향에 대해 아직 뚜렷하게 결정된 내용이 없다.

그렇지만 세 회사 모두 VCR 등 다른 AV제품에 비해 퇴조세가 뚜렷한 제품 을DVD등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세 회사는 해외생산의 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대해질 기존 조직을 통합 운영、 각종 제조 비용을 줄여 수입제품의 유입으로 날로 경쟁이 격화 될내수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기본전략을 갖고있다. 조직의 운영면에서는 사업단위는 되도록 해외생산을 늘려 슬림화하되 권한 과책임을 과감히 아래로 부여하는 팀제 도입 역시 세 회사 모두 공통적이다.

이처럼 가전3사가 추진중인 AV사업조직의 개편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일단 그 시도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자칫 불거져나올 수 있는 인원 감축과 인사 이동、 적체등이다. 이에 대한 반발이 심화될 경우 애초 의도한 조직개편의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가전3사의 AV사업조직개편의 첫 시험대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슬기 롭게 풀어갈 것이냐에 있다는 지적이 이들 업체 한쪽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신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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