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보산업 깊은 잠에서 깬다

인도 정보산업 깊은 잠서 깬다 인도 정보기술(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산업이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경제 간섭과 관료주의, 보호주의의 틀 속에서 큰 발전이 없었던 인도의 정보기술산업이 최근 들어 규제 완화와 경쟁력 제고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나라 정보기술산업에 대한 외국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 잠재력도 매우 큰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도는 인구 9억2천만명의 초거대국. 그러나 정보기술산업 측면에선 PC 보급대수가 1백20만대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세계 최하위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화회선도 1천명당 17회선, 말레이시아가 1백30회선인 것을 감안할 때 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경제자유화 조치를 취하면서 최근 1,2년 전부터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외 기업인들의 투자마인드 고조와 그에 따른 컴퓨터, 통신 등 정보기 술에 대한 관심 제고와 투자확대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이는 인도 기업들은 물론 정부 기관들도 국제 무대진출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정보기술로 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란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결과로 받아 들여진다.

지난해 인도의 정보기술산업 총매출액은 6백84억루피(22억달러)로 전년대비 6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하드웨어 내수판매가 87% 늘어난 2백30억루피였고 소프트웨어 내수판매는 54% 증가한 1백7억루피로 나타났다.

특히 소프트웨어의 내수는 판매액 면에선 1백54억루피를 기록한 수출액에 미치지 못했지만 성장률 면에서 사상 처음으로 수출을 3%포인트 차로 앞서그동안 수출 중심이던 인도 정보기술산업의 내수기반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내수시장 확대의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인도 정부의 정보기술 관련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컴퓨터에 대한 관세는 65%에서 40%로 내렸고 소프트웨어는 65%에서 10%로 떨어졌다. 여기에 추가 관세인하 조치도 준비중이다.

이로 인해 올해 인도에서 팔린 PC는 45만대로 지난해 24만대의 2배 가까이이르고 있다.

인도 내수시장의 팽창은 다른 한편 외국, 특히 미국업체들의 인도행과 국내국 업체들의 투자를 재촉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컴퓨터 분야에서 컴팩, IBM, 휴렛 패커드, 디지털, 애플, 실리콘그래픽스 등이 이미 이 지역에 합작생산 공장 혹은 판매망을 확보했다.

통신분야에서도 AT&T와 모토롤러, 지멘스, 필립스, 알카텔 등 세계 주요업체들이 진출해 교환기, 광케이블, 삐삐 등을 생산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나 반도체 업체들도 벵골, 봄베이, 뉴델리 등에 디자인센터 등 연구소를 세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 투자기업들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응해 인도 업체들의 정보기술산업에 대한 투자 행보도 활발해지고 있다.

HCL-HP, 퍼테크 컴퓨터스, 위프로 인포테크, TISL, ICIM 등이 주목받고 있는 업체다.

이들 5개사의 컴퓨터 하드웨어 생산량은 인도 업체 전체 생산량의 60%에 달할 정도다.

특히 미국 HP와 제휴해 설립된 HCL-HP는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관련 각종 사업을 통해 올해 작년대비 71% 증가한 60억루피의 매출을 올리고몇년내 1백억루피의 매출을 달성, 인도 최초의 정보기술그룹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들 주요 인도 업체들의 주요 시장은 아직은 정부 조달및 기업체 시장이 지만 사회 전반에 걸쳐 정보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시장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병행해 이들의 기술수준도 점차 고도화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인도에 진출한 외국업체들과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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