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페놀원판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한.일.대만의 주요 PCB원판(CCL) 업체들간 불꽃튀는 접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일본이 미국의 전철을 밟아 단면PCB에서 서서히 손을 떼기 시작、 페놀원 판산업이 위축되면서 이 틈을 탄 대만과 국내 CCL업체들의 대반격이 시작된것이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세계 CCL대전을 주도할 업체는 스미토모.히타치.마 쓰시타 등 이른바 일본 CCL업계의 "빅3"사와 대만의 장춘、 그리고 한국의 선두주자인 두산전자로 압축된다. 주요 격전지로는 세계 단면PCB시장의 중심 지인 중국과 동남아가 유력시된다.
이중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업체는 장춘. 에폭시원판 계열의 난야사와더불어 대만 CCL업계의 양축 중 하나인 장춘은 대형 설비증설을 통해 본격적 인생산량확대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장춘은 증설이 끝나는 연말께에는 세계 최대수준인 월 1백50만장、 연간 1천8백만장의 생산능력을 보유、 개별업체 로는 그간 세계 선두를 유지해온 히타치(1백40만장 추정)를 제치고 선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FR1 계열의 페놀원판 부문에서 강세를 보여온 두산전자의 추격도 만만치않다. 세계적인 종합 PCB원판메이커인 미국의 얼라이드시그널그룹에 손을 내 민두산전자는 페놀원판의 최대 수요처인 동남아공급권을 이관받아 대대적인 설비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 익산에 건설중인 두산의 제3호 공장은 페놀 원판만으로 연간 1천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매머드급 공장으로 빠르면 내년하반기에 가동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두산은 기존 구미공장을 포함、 연간 2천만장의 페놀원판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되며 장춘을 단번에 추월할 것으로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 세계 CCL전쟁의 열쇠는 여전히 일본 "빅3"가 쥐고 있는듯하다. 일본의 페놀원판산업 자체가 과거보단 다소 기가 꺾인 것은 분명하 나아직도 양적.질적인 면에서는 한국과 대만업체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또한 PCB산업 자체가 점차 "가격"에 좌우되면서 원판의 "다운사이징"이 날 로가속화돼 고가의 에폭시원판에 버금가는 고성능 페놀원판 개발이 세계적으 로활발하다는 점에서도 일본은 분명히 기득권을 갖고 있다.
그동안 일본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온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도 일본 CCL 3사가 각각 중국과 동남아에 잇달아 전진기지를 확보、 한국이나 대만업체에 결코 뒤질 것이 없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변수는 일본업체들이 해외생산을 늘리면서 일본 내부의 생산라인을 얼마나 가동하느냐 하는 점. 이는 세계 CCL업계의 경쟁적인 설비증설이 당초의 우려대로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일본 3사가 본토에서 쏟아내고 있는 페놀원판 생산량은 각각 연간 5백만 7백만장 수준. 따라서 해외공장의 대폭적인 설비증설을 진행하고 있는이들 업체가 일본내 공장의 생산량을 현 상태로만 유지해도 현재의 상황은 쉽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국내 CCL업계 일각에서는 아시아 3국업체들의 경쟁적인 페놀원판 설비증설이 곧바로 공급과잉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 다. 일본 가전산업의 중심이 해외로 넘어가면서 일본 내부의 단면PCB 생산량 은갈수록 줄 것이고 이는 곧 CCL생산을 위축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일본 내부의 생산변동을 무시하더라도 주요 CCL업체와 수많은 후발 업체들의 설비증설분을 감안하면 결코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이로인한 출혈경 쟁의 후유증을 쉽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상당부분 설비증설을 실현한 장춘 등이 증산분을 토해내면서 주요시장인 동남아에서는 1.6mm 표준형 페놀원판가격이 장당 12달러의 벽이 무너지는 등 가격하락 조짐이 일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늘어나는 공급분을 소화할 수요증가에 대한 전망도 현재로선 지극히 불투명하다. 중국.인도.아프리카.중남미 등 궁극적으로 페놀원판 수요를 창출할 미개척지가 아직 많고 DVD.HDTV 등 차세대주자가 기다리고 있지만 세계 가전 산업 자체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어 과연 그동안과 같은 성장세가 유지될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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