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HDTV방송 97년 개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최근 이른바 고선명텔레비전(HDTV)개발 대연합 Grand Alliance)이 제안한 HDTV 표준규격을 최종 승인함으로써 지난 87년 부터 추진돼온 HDTV 표준규격 채택에 종지부를 찍음과 동시에 HDTV의 실용화 가눈앞으로 다가오게 됐다.

FCC는 이번에 결정한 대연합의 HDTV 표준규격이 자신들이 정해 놓은 기준 을넘어설 정도로 기술적으로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FCC의 리드 헌트 위원장이 "미 방송사에 남을 만한 역사적인 사건 이라고 평가하고 있듯이 이번 규격승인을 놓고 미국 정부는 세계 디지털T V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도 부여하고 있다.

업계는 업계 나름대로 이번 승인을 계기로 HDTV의 실용화가 한발 앞당겨질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채택한 HDTV표준규격은 사진 정도의 선명한 화질과 콤팩트디스크(CD) 수준의 음질을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 방식으로 돼있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아날로그 기술보다 훨씬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채널에 4~6개의 디지털 채널을 동시 전송할 수 있게함으로써 방송 사들이 주방송 외에 다른 스포츠 경기결과를 함께 전송할 수 있게 한다든지무선호출 서비스.홈쇼핑.주문형 영화(MOD)에 이르기까지 관련서비스를 종합 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FCC는 HDTV서비스의 조속한 제공을 위해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FCC의 계획대로라면 이번에 채택된 HDTV방송은 1년간의 시험기간을 거쳐오는 97년부터 개시될 전망이다.

방송사들은 디지털방식으로 전환할 때까지 당분간 아날로그와 디지털방식 의혼용이 가능하도록 채널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궁극적으로는 HDTV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2채널을 부여할 것 등을 FCC에 요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HDTV표준이 FCC의 승인을 얻었다고 해서 당장 서비스 개시가 가능한 것은 물론 아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HDTV세트의 높은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현재HDTV 세트당 가격은 2천달러 이상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서비스의 현실화에 걸림돌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5백달러선까지 낮아져야 HDTV가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헌트 위원장도 미정부가 새로운 HDTV시스템을 추진하는데 몇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소수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드는 막대한 비용을 지적했다. 그의 예상에 따르면 향후 10~15년에 걸쳐 TV를 대체하는데드는 비용이 총 7백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HDTV관련 정책이나 기술.시장의 급변이 현재의 흐름을 흐릴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다.

이렇게되면 곤욕을 치르게 될 것은 다름아닌 업계.

그러나 업계에서는 HDTV서비스가 일단 개시되기만 한다면 HDTV의 시장이 앞으로 2년안에 본격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0 01년까지 1천만대의 HDTV세트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서비스를 둘러싼 미정부 및 의회의 다양한 입장 개진도 문제다. 한 예로 방송사에 제2채널을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 의원들의 의견이 다양하게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일부 상원 의원들은 HDTV사업 전반에관한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상원에서는 또 FCC 가HDTV방송을 위해 새로운 채널을 할당해야할지 등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리도 있다.

아무튼 이번 FCC의 표준규격 승인이 전세계 소비자들로 하여금 금세기내에 HD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줄 것만큼은 분명하다. <허의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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