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5년 전자산업 총결산 (2);대형가전

올들어 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등 전통적인 백색 대형가전의 내수는 업체간 치열한 판촉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작년수준에 머물거나 소폭 증감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중 호조를 보였던 수출도 하반기 들어서는 유럽연합(EU)의 반덤핑관 세등 각종 규제조치와 "엔저"한파로 주춤거리면서 당초 목표달성에 차질을 빚을 것이 확실하다.

냉장고시장은 새해 벽두부터 가전3사가 일제히 신제품을 내놓고 가전시장 에서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전례없이 뜨거운 열전을 벌였으나 연말까지의판매실적은 작년 1백95만대보다 오히려 소폭 줄어든 1백90만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규모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9천억대에 머물 전망이다.

이미 수요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냉장고시장에서 점유율을 1%라도 늘리 기위해 LG전자는 "육각수"、 삼성전자는 "문단속"、 대우전자는 입체냉장고 를 간판상품으로 내세워 부가기능과 기본기능을 부각시키며 치열한 공방전 을전개했다. 이같은 판촉공세로 인해 냉장고시장은 대기수요를 앞당기면서 1분기중 판매가 20~30%정도 증가하는 일시적인 약효를 보였으나 2분기부터는 가수요가 진정되면서 평년수준을 유지했다.

중복 및 대체수요의 비중이 80%를 넘고 있는 냉장고는 올해도 대용량 선호추세가 가속화하면서 6백l급 이상이 주력제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반면2백~3백l급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냉각능력 및 신선도향상、 절전 등 기본성능 향상과 관련해 "2단냉각" "회전냉각" "유전자 알고리듬" 등 새로운 방식과 이론이 적용된 것은 주목할 만한 발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출의 경우 가전3사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의 일환으 로올해 세탁기와 함께 냉장고를 수출주력상품으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 을수립했다. 상반기중 호조를 보였던 냉장고 수출은 하반기들어 엔저역풍을 만나면서 3분기까지의 실적은 작년수준인 2억9천만달러에 머물고 있어 연말까지 큰 폭 의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세탁기 역시 내수에서는 전형적인 성숙기시장의 징후를 역력히 보여주고있다. 연초 업계에서는 작년과 비슷한 1백50만대、 7천억대로 예상했으나 예기치 못한 정국경색 여파로 지난달부터 판매가 20~30%가량 줄어들면서 당초 목표 달성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세탁기시장은 작년보다 4~5만대 줄어든 1백45만대안팎으로 뒷걸음질할 전망이다.

세탁기시장은 1분기중 작년말의 특소세인상 여파와 비수기인 관계로 매우 부진했으나 2분기 들어 본격적으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예년수준으로 활력 을되찾았다. 올해 가전3사는 주력 신제품의 경우 공통적으로 부가기능보다 세탁.헹굼력등 기본성능과 사용편리성을 향상시키는 데 역점을 두었으며, 특히 대우전자 와 LG전자는 틈새시장을 겨냥해 각각 "건조기능" "불순물 여과기능"을 부각 시킨 신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냉장고와 마찬가지로 세탁기 역시 대용량 선호추세가 확대되면서 올해는 8kg급 이상의 대용량모델의 판매비중이 75%에 육박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0k g급 중심으로 주력모델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전망이다.

또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컬러화가 활발히 진행되어 전체모델중 컬러색상 을채용한 제품의 비중이 전체의 80%에 달해 백색가전의 이미지를 벗어나고있다. 세탁기 수출은 신시장개척과 경쟁력제고에 힘입어 10월말 현재 작년보다 무려 48.8%가 증가한 1억9천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새로운 수출유망주로 기대 를모으고 있다.

가전수출의 견인차인 전자레인지는 올초 EU가 한국산제품에 대해 4.8~32.8 %에 달하는 고율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하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직수출에 제동이 걸린 3사는 유럽현지에 공장을 신설하거나 기존라인을 대대적으로 증설하면서 직수출물량 감소분을 상쇄하고 신규시장 개척을 모색하고있으나 당초목표인 8억9천만달러 달성에는 차질이 예상된다.

또한 내수시장에서는 중저가 보급형의 잇따른 출시로 시장규모는 작년보다13 가량 증가한 연말 1백15만대 규모로 예상된다.

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가 전반적인 침체국면을 맞은 것과 대조적으로에어컨시장은 작년보다 무려 1백%가 증가한 80만여대가 판매돼 업계 매출액 이8천5백억대에 육박하면서 일약 컬러TV.냉장고에 이어 가전3대품목으로 뛰어올랐다. 보급률이 15%에 불과한 에어컨은 본격적으로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어향후 성장잠재력이 막대한 유망 가전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 그동안 고가 외산제품이 내수시장을 주도해왔던 식기세척기 시장도 올들어 한국형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활기를 띄고 있다. 식기세척기 시장은 올 연말까지 작년보다 45%가 증가한 3만2천대가 팔려 약 2백억대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올해 대형가전시장은 이미 보급률 1백%를 넘은 냉장고.세탁기 의경우 수요정체로 인한 점유율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했으며 에어 컨. 식기세척기 등 신규 유망품목의 본격적인 성장기 진입 가능성이 제시된 한해였다. 또한 틈새상품이 속속 선보이고 주문형 제품생산이 시도되는 등 가전업체의 수요세분화 전략과 원가절감 노력이 두드러진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었다. <유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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