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반도체업계 사장단 간담회

특허 등 산업재산권이 시장경쟁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업체 사장단이 처음으로 산업재산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식 모임을 가졌다. 삼성전자 이윤우.현대전자 김주용.아남산업 황인길.대우전자 양재연사장.L G반도체 선병돈 부사장.반도체산업협회 김치락 상근부회장 등은 23일 삼성동 무역센터 무역클럽에서 안광병 특허청장 주관으로 조찬간담회를 갖고, 특허 문제를 비롯한 반도체관련 산업재산권 등 반도체산업 현안을 논의했다.

반도체업계 사장단이 모여 특허 등 산업재산권 협력방안을 모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업계는 특허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민관 협조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전제하고 특허에 대한 경영진의 인식 제고와 특허 전문 가양성、 체계적인 특허관리조직의 운영을 통한 특허전략의 국제화.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윤우사장과 LG반도체의 선병돈부사장은 특허 출원.심 사. 등록까지 무려 2년11개월이나 소요되는 현행 국내제도로는 미국이나 일본 과의 특허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이의 개선을 특허청장에게 요구 했다. 또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권에는 아직 상업화되지 않은 요소기술들이 많다고 전제、 이의 정보획득에 민.관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강조해 높은호응을 받았다.

현재 외국업체에 대한 기술료 지급방식도 정액제가 아닌 경상료지불 방식 이어서 반도체산업이 급팽창하면서 크게 늘고 있어 앞으로는 기술도입계약시 반드시 정액제로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광구 특허청장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96년부터 우선적으로 반도체분야의 국내외 특허 현황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함 께업체간 크로스라이선스의 활성화도 국내업체들의 경쟁력강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 공감을 샀다.

특허는 이제 기술경쟁력을 좌우하는 커다란 재산으로 특히, 반도체의 경우 시장경쟁력 확보의 최대요건인 차세대제품 개발의 관건이자 경쟁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좋은 무기로도 활용되고 있다. 해외 선발업체들이 한국 등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견제하기 위해 특허를 강력한 방어무기로 사용해온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90년대에 접어들면서 TI.인텔.SGS톰슨.IBM.왕사 등이 특허침해를 이유로 국내 반도체 3사로 부터 수천만달러를 거둬들였으며 매년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기술경상료로 가져가고 있다.

특허청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제적으로 반도체 관련 특허분쟁 건수가 더욱늘어나고 있고 그 형태도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부분까지 거론될 정도로 한층 세분화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모임을 통해 특허에 대한 국내 반도체업체 경영진들의 마인드가 의외로 높다는 점을 확인한 게 무엇보다 큰 성과로 꼽힌다"고 말했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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