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용 반도체 개발 "발등의 불"

고속전철 등 사회간접자본(SOC)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대용량 전력용 반도체의 국내생산 기반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력용 반도체란 고전압.대전류를 사용하는 산업용 전자기기의 전력변환장치를 반도체소자로 대체한 것인데 인버터.컨버터.주파수변환기 등에 필수적 으로 들어가는 신호제어용 핵심부품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대용량 전력용 반도체기술은 전력사업.철강.중전기공업 등국가 기간산업과 지하철.고속전철.항만설비 등 사회간접시설에 핵심 역할 을담당하고 있어 이의 생산기반확보가 이들 주요산업에 있어 탈 기술종속의 필수요건으로 꼽히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 등 반도체전문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전력 용반도체 시장은 고속전철 등 전력.전자 산업의 급성장과 산업설비의 자동화 및 가전제품의 고기능화에 따른 전원장치의 고효율.고성능화 추세에 힘입어 올해 7억 달러에 달하고, 매년 20~30%씩 증가해 2000년에는 15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생산기반이 취약해 소용량 제품을 제외한 대용량 제품은 거의 전량 일본과 유럽 등에서 수입하고 있고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전압.대용량 제품은 거의 전량을 일본 등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업체로는 삼성전자와 한국전자가 전력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으나 주로MOSFET MOS형 전계효과TR).IGBT(절연 게이트형 양극트랜지스터).바이폴러 소자 가운데에서도 10A급 이하 제품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들어 10~3백A급의 IGBT를 개발하고 대용량 시장의 본격 진출을 추진 하고 있으나 양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또 한국전기 연구소 등 몇몇 연구기관도 오랜 연구개발을 통해 전력용 반도체의 응용기술 은 축적하고 있으나 핵심장비와 재료부문의 취약 등으로 개발및생산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술 및 제품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들이 D램 등 메모리제품과 다르며다품종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투자가 미진해 기술자립도가 크게 떨어지는데다선진국들도 기술이전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고속전철.전기자동차등 수송분야뿐 아니라 각종설비의 인버터화와 빌딩의 인텔리전트화 등이 전력용 반도체의 수요확대를 한층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새로운 무역장벽 역할을 할 기술라운드 (TR)극복의 핵심이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의 핵심 인전력용반도체의 생산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국가적인 차원의 전문인력양성、 설계 및 제조기술의 확보와 주변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 중소기업의 육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현재 한국전기연구소가 주축이돼 전력용 반도체의 공동개발을 모색 하고 있는 업계와 정부출연기관의 움직임도 바로 이같은 국내실정을 감안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메모리제품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는 기반기술확보에 주력해야 하며 대용량화.고주파 및 저손실화.다양한 소재개발 과MOS게이트소자개발 등 세계적인 개발동향에 편승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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