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텔레컴, 야심찬 "청사진" 발표

세계에서 가장 먼저 대화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즐기게 될 지역은 어디일까? 정답은 놀랍게도 홍콩이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기술적인 장애, 정책적 문제 등으로 한발씩 물러나고 있는 대화형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곳이 다름아닌 홍콩인 것이다.

이는 주로 이 지역의 주도적 통신서비스업체인 홍콩 텔레컴이 대화형 멀티미디어 환경의 구현을 위해 세계 어느 업체들보다도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홍콩 텔레컴이 대화형TV 서비스와 관련한 일정 및 투자규모 등을 발표하면서 "대화형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상용화에서 가장 앞선 업체가 될 것" 이라는 회사 관계자의 말이 과장이 아니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7월경 홈쇼핑을 주로한 주문형 비디오(VOD)서비스를 시작으로 97년에는 홈쇼핑, 주문형 TV(TVOD)서비스, 그리고 98년에는 게임및 교육서비스를 순차 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대화형 서비스관련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이를 위해 홍콩 텔레컴은 금세기말까지 20억~30억홍콩달러를 투자하는 등 향후10년 동안 이부문에 총 1백억홍콩달러(약 12억9천만달러)를쏟아 부을 계획이 다. 또한 프로그램의 내용을 충실히 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과의 활발한 제휴도 맺고 있다. 미국의 월트 디즈니, 호주 뉴스사 계열인 홍콩의 스타TV 등 미 디어업체는 물론 시티 뱅크.홍콩 상하이 뱅크.뱅크 오브 차이나 등 금융기관 과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부문도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일본 NEC로 부터는 대화형 서비스의 필수기기인 인코더박스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NEC는 서비스 초년도에 6만5천대의 인코더박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일본 의 이와타니 인터내셔널.후지쯔, 미국의 휴렛 패커드(HP).사이베이스사 등과는 기술 제휴를 맺었다.

일단 4백가구를 대상으로 VOD시험서비스를 해본 결과 홍콩 텔레컴의 서비스는 합격점을 얻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콩 텔레컴은 이들 가구로부터 매월 30~50홍콩달러의 서비스 요금을 받았는데 이는 가구평균 비디오 대여비 용보다는 다소 높은 비용이었다. 그러나 서비스 요금이 지금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대화형 서비스의 활용폭이 비디오대여보다는 훨씬 더 넓다는데 이용자들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는 점이 홍콩 텔레컴 서비스에 긍정적 요소가 되고 있다.

홍콩 텔레컴은 서비스 요금을 아직 책정하지 않았다. 회사측은 서비스 요금이 미래사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홍콩 텔레컴은 이 지역에서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중인 워프 케이블 과경쟁을 거쳐야 한다. 워프 케이블은 가입자 수가 2년전 출범당시에 비해 줄어들기는 했어도 무시못할 경쟁자인 것이 사실이다. 한때 워프 케이블이 홍콩 텔레컴에 대해 "라이선스 없는 TV업체"라며 비난하는 바람에 이들은 서로 대립관계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홍콩 정부가 홍콩 텔레컴의 대화형 멀티 미디어서비스를 통신서비스라고 판정함으로써 양사간의갈등은 물밑으로 가라앉은 상태다.

그러나 대화형 서비스의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데 홍콩 텔레컴의 고민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도 언제쯤 대화형 서비스 시대가 도래할지 섣불리점치지 못하고 있다. 홍콩 텔레컴 자체내에서도 대화형 서비스가 언제쯤 손익분기점에 서게 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등지에서의 대화형 서비스가 지지부진해지는 등 대화형 서비스에 대 한열기가 식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판가름은 났다"는 식의 회의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이러다 보니 홍콩 텔레컴은 대화형 서비스의 미래까지 짊어지고 가야하는 부담마저 안게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이지역 시청자들은 케이블TV와 대화형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홍콩 텔레컴은 주민의 5분의 1만서비스를 이용해도 성공이라고 보고 있다.

성인용 프로그램이 없이 건전 프로그램 서비스가 될 홍콩 텔레컴의 대화형 서비스에서 멀티미디어시대의 전조를 보게 되는 것은 성패와 관계없이 많은관심을 모을 것이 틀림없다. <허의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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