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시경] SW 화면 "멋내기" 경쟁

CD롬타이틀에 이어 업무용과 가정용 소프트웨어도 모양가꾸기에 한창이다.

프로그램 메뉴를 가정의 거실이나 사무실 풍경으로 바꿔 원하는 기능을 마우스로 눌러주면 실행되는 제품이 등장하고 있고, 신세대풍의 편안한 파스텔 색조에 실용성과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한 깔끔한 소프트웨어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

마치 여성지나 패션전문지, 시사주간지 등 알찬 정보를 담고있는 고품격 잡지를 넘기는 것처럼 구성된 컴퓨터 프로그램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요즘 등장한 참신한 업무용 프로그램은 초기화면에 가정이나 사무실 모습을보여주고 여기서 원하는 업무나 기능을 마우스로 꾹 눌러 선택하는 "쉬운 제품"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면 거실화면에서 TV를 선택하면 TV수신카드가 작동하면서 원하는방송을 시청할 수 있고 오디오를 누르면 음악카드를 통해 CD수준의 컴퓨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수첩모양을 선택하면 친구와 가족의 전화번호.연락처.신상명세.메모 등을 기록한 개인정보관리시스템이 나타난다. 또 화면 구석에 있는 전화기를 선택 하면 하마모양의 전화기가 등장하면서 전화번호를 직접 누르거나 이미 입력 된전화번호부에서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출력된다.

업무용 프로그램이라면 타자기.복사기.일정관리.고객관리.책상서랍 등 사무실 환경과 똑같은 화면이 나타나 선택한 기능을 수행해 준다.

이런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는 흔히 볼 수 있는 사무실과 거실의 모습에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접목시켰기 때문에 초보자도 부담없이 사용할수 있는게 특징이다.

전화기나 TV, 오디오 등 그림으로 표시돼 별도로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무 슨기능인지 명쾌하게 알 수 있고 해당장치만 누르면 즉시 실행되기 때문에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어떤 방법으로 작동시켜야할지 걱정할 필요도 없다.

손톱만한 크기의 아이콘 모습을 보면서 이게 무슨 기능일까 고민해 온 초보자들이 환영하는게 당연하다.

화면구성과 디자인이 신세대풍 파스텔톤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딱딱하고 권위적인 텍스트그래픽방식의 화면으로 가득찬 제품은 소비자들 에게 외면받고 있다.

많은 기능을 전면에 배치해 PC사용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제품과 좋은 기능이 있더라도 사용법이 어려운 SW도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반면 기능은 80점에 불과해도 화면구성이나 편리성이 1백점이라면 불티나 게팔려나간다. 그림을 이용한 인터페이스나 디자인 개념을 도입한 화면구성기법은 사실새로운게 아니다.

기억용량을 무한정 활용할 수 있는 CD롬 타이틀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그림을 활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아예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다.

CD롬 타이틀 개발사들은 어린이 교육용타이틀과 어학학습용타이틀, PC게임 성인애로물 등을 제작하면서 신세대 디자인 개념을 반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게다가 최근엔 클릭, 사이버타임즈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십분 활용한 CD롬잡지까지 등장했다. CD롬 잡지는 화면구성이나 디자인, 사용법 등이 기존종이에 인쇄된 잡지보다 우수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그림 인터페이스와 수려한 디자인 개념이 일반 소프트웨어에 적용 된것은 불과 2~3개월밖에 안된다.

이런 사용자환경은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초보자를 위한 "밥(BOB)이란 운용체계 인터페이스를 발표하면서 SW제작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외국의 경우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개발된 홈오토메이션 패키지와 업무용 그룹웨어 등이 그림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채택하고 있다.

국내에 그림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제품이 등장한 것은 올해 하반기로 최근의일이다. 지금까지 이같은 개념을 바탕으로 발표된 제품은 피코소프트의 메타크릭95 포 명인"과 한글과컴퓨터 "한컴 홈쉘1.0", 한국기업전산원 "사무 혁신탑", 포스데이타 "마이포스" 등 20여종이 넘고 있다.

피코소프트의 유주한 사장은 "보기좋은 소프트웨어가 사용하기도 편하다" 고전제하고 "많은 기능을 집어넣어 소비자들이 어렵게 여기는 제품보다는 깔끔한 화면디자인에 꼭 필요한 기능만을 제공한 제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한다. 한폭의 그림처럼 예쁜 화면에 마우스로 몇번만 눌러주면 필요한 기능이 작동되는 깜찍한 소프트웨어가 컴퓨터시대를 주도할 것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 도없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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