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재난의 시대 (41)

와다 액션은 트레보르의 방을 한 번 휙 둘러보고는 다시 고비를 바라본다.

"어쩌면 더 깊이 들어갈 필요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무례하게 들리시겠지만 박사님은 항상 그 때문에 힘들어 하신 것 아닌가요?" 고비는 점점 더 짜증난 눈길로 그 홀로그램을 쳐다본다.

"그게 무슨 뜻이죠?" "사립 탐정의 길을 포기하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캐리어의 정점에 이르는 순간에 갑작스럽게 상아탑 속으로 숨어버리셨죠. 물론 현재 박사님은 굉장한 업적을 쌓으시고 그 분야에서 권위가 있으시지만, 그건 모두 이론일 뿐입니다. 박사님은 얼마든지 더 깊이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데도 말입니다. 거의 책망하는 말투다.

"더 깊이 있다니요?" 목이 갈라지고 기관지에 압박감이 느껴진다. 예전의 그 통증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저 너머로도 갈 수 있었을 거라는 말씀입니다. 새로운 물결이 전세계에 밀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세계 흐름의 주류가 될 것이고요. 누구보다 앞서 나가던 분이 왜 그만두셨죠? 거의 다 해내지 않았습니까?" 고비는 눈을 감는다. 그렇다. 거의 다 해낸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이 미먼 옛날의 일이다.

그녀의 이름은 기미코였다. 노스비치에 있는 이탈리아식 제과점 위에 간판 을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사립 탐정.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라인 밖의 수사도 가능함. 상담 무료." 그녀는 어느날 오후 그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녀의 아버지는 작은 로봇 회사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차를 해외에서 조립하는 데에 쓰이는 로봇이었다. "안녕하세요?" 하며 지어보인 그녀의 미소는 목에 걸린 진주 목걸이를 싸구려처럼 보이게할 만큼 매혹적이었다.

그녀의 비단같은 머릿결과 양볼의 보조개가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더욱돋보이게 했다.

"전 오노 기미코예요. 예술학교 학생이거든요?" 말 끝에 물음표를 붙이는 것 같은 그녀의 말투는 그녀를 더욱 사랑스럽게보이도록 했다.

"그런데요?" 그녀는 몰랐겠지만 사실 그녀는 그가 처음 맞는 손님 중의 한 사람이기도했다. 고비는 버클리 심리학교를 갓 졸업한 형사였다. 풍수지리 일이나 조금해보았을 뿐이다. 잃어버린 물건을 몇 개 찾아주었고 재충전하거나, 직관적 사업계획을 좀 세워주었다. 근방에서는 이미 조금씩 명성이 나기 시작했지만살인 미수 케이스는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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