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기기업계 "지각변동" 전망

단체수의계약이라는 온실 안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오랫동안 안정을 누려왔던 중전기기 업계가 시장개방과 자유경쟁 시대를 맞아 지각변동의 회오리에휩싸이게 될 전망이다.

중소기업들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던 계장제어반.UPS.수배전반 등 주력 업종에 대기업들의 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술 및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급격히 도태돼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세계화 정책"과 기업들의 "무한경쟁의 생리"가 가장 큰 변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최근들어 시장개방 압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더이 상중소 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들을 감싸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은 개방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정부의 보호막에 안주해왔던 많은 중소기업들이 도산하거 나사업을 정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최근들어 2백60여개 수배전반업체중 10여 개가 부도를 냈으며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중전기기 업계의 지각변동은 많은 중소기업들이 도태될 것이라는부정적인 우려와 아울러 기술력과 품질관리능력을 갖춘 건전한 중소업체는 오히려 급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예전에는 일정 규모의 시장을 수 백개의 중소업체만이 나눠 가졌으나 앞으로는 소수의 우수한 업체가 이 시장을 분할함으로써 회사규모도 커지고 국제 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5백여개의 중소 중전기기업체가 모여있는 전기조합의 경우 그동안 기술이 나품질관리능력에 대한 평가 없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업체에 골고루 물량을 배정하는 방식을 채택、생산시설도 없는 조합원사가 수의계약 물량을 배정받는경우도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빈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는생산시설도 없고 기술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더 이상 살아남을수 없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술력과 관리력을 갖춘 건전한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정부의 의도는 좋지만 시행과정에서 성장가능성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희생도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해부터 단체수의계약에서 제외된 계장제어반의 경우 관공서 및 대기업에 서발주하는 계장제어반 공사를 대부분 대기업들이 수주、중소기업들은 대기 업하청업체로 전락하거나 수주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주 기관이나 기업들이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불신、대기업에 공사를 맡기고있으며 제품을 수주한 대기업들도 외국 제품을 수입하거나 중소기업에 재 하청을 줌으로써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객관적으로 기술력과 품질관리 능력을 검토、능력을 갖춘 중소기 업을 인정해주는 풍토가 조성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이 주도해온 UPS(무정전전원공급장치)시장도 대기업 중심 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어 중소 UPS업체들의 도산 및 경영난이 예상되고 있다. UPS시장은 그동안 중소 전문업체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었으나 최근 LG산 전.현대중공업.효성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UPS사업을 강화하면서 UPS시장을 빠르게 잠식、국산 UPS시장의 20%선을 대기업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발전기시장도 최근 대우중공업.삼성항공 등 대기업들은 외국 발전기업체로 부터 기술을 도입하거나 직접 개발하는 방식을 통해 발전기 사업에 참여하는 등 대기업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전기조합은 최근 단체수의계약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품질등급별차등 배정 *생산시설 없는 업체 배정 제외 등을 골자로 하는 수배전반배정요령 을 개정했다. 이는 자발적으로 시장개방과 대기업들의 도전을 막아보겠다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기조합 관계자는 "정부는 최근 단체수의계약을 당분간 존속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중소기업 보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중소 중전 기기 업체들이 치열한 국내 및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 도기술개발과 품질관리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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