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새로운 일이나 사업이 만들어져 성공으로 끝날 때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처음에 사업이 만들어질 때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말도 많지만 결국 서로도우며 새로운 도전을 앞에 두고 매우 고무적으로 일을 시작한다.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다가 어려운 문제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면 여러 사람들이 슬슬 발뺌을 하면서 그 문제의 원인이 자기가 아니고 남 때문이라고 강도 높여 비판한다. 그러는 가운데 몇차례 그 사업에 위기가 닥친다. 이런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우여곡절 끝에 사업이 마무리지어져 결과가 나오면 이제는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나타나 우선 이 사업 이매우 성공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그 성공에는 자기 공로가 컸다고주장한다. 그리고 공도 나눠 갖는다.
88년 서울 올림픽이나 대전 과학 엑스포만 예를 들어 보아도 위 과정을 모 두충실히 밟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개발 과제도 예외일 수 없다. 대형 과제일수록 위 공식을 더욱 철저하게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면 과연 성공적인 과제 수행의 공로자는 누구인가.
확실한공로자를 찾고자 하면,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책임지거나 책임지려는 사람들을 꼽아야 한다. 이때 책임지려던 사람은 중간에서 자기가 맡은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도 자주 있다. 그리고 묵묵히 바깥 바람에 관계없이 과제를 수행한 사람들을 공로자로 반드시 꼽아주어야 한다.
우리나라 연구원들은 실패한 과제가 하나도 없는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연구개발이란 원래 반드시 성공만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첨단기술개발일수록 그 성공 확률은 더 낮을 뿐만 아니라 실패한 결과도 다음 과제 수행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절대로 창피할 것이 없다. 선진 외국에서 어림 계산으로 전해오는 통계 수치로는 연구개발 결과 가운데 성공적 으로 상품이 되어 현장에 쓰이는 확률을 10%정도로 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87년부터 95년까지 1조원이 넘는 (13억ECU)자금 을들여 통합 광대역 통신 기술개발을 위해 RACE란 이름의 연구개발 프로 그램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들을 실제 응용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 프로그램 인ACTS프로그램이 95년부터 6.3억ECU 예산으로 시작되었다. 이 두개의범 유럽 연구개발 프로그램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분을 두 달전에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확인한 사실은 평균 1백20개 가량의 과제가 수행되는데 매년 엄정한 중간평가를 거쳐 5~10%의 과제가 중단된다고 한다. 과제가 선정되기 위한 높은 경쟁률을 고려하여 이 탈락률을 새겨봐야 한다. 한가지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큰 범유럽 프로그램을 비서 1명을 포함하는 8명 팀이 기획하고 관리한다는 그들의 생산성이다.
실제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실패한 과제가 있을 것이다. 단지 그 되먹임(fee dback)이 없을 뿐이다. 서울 평화상을 두번인가 주었던가. 그러면 세번째는어떻게 되었나. 적절한 후보가 없었다던가. 그 후에 없어졌다면 왜인가. 그렇다면 선정위원회에 참여하였던 사람들은 빼놓더라도 그것을 제정하였던 이들에게 되먹임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 이상한 나라에 연구원 만이 사는 게 아니다.
다양한 싶패 속에 쌓이는 비결도 성공 속에 쌓이는 비결 못지않게 인정해 주는 연구개발 풍토가 자리잡아야 겠다. 물론 같은 유형의 실패를 반복하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되겠지만 실패를 성공으로 포장하는 것은 우리 기술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됨을 이제는 모두들 인정하고 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한나라에 세워진 아무리 멋진 정보공원이라도 어느 순간 꿈을 깨고 보면 사라져 버릴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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