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재난의 시대 (36)

"도대체 무슨 일인지 말씀 좀 해주시겠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 아직 모르시나 보죠? 말씀을 안해드렸군요?"윈스턴 박사 가 사과하듯 입을 뗀다.

"저희도 아직 정확한 내용을 모르고 있습니다. 애틀랜타에서도 계속 연구 중입니다. 어디서나 이 음악이 나온답니다. 전 네트워크에서요." 고비가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본다.

"가상도시에서 새어나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토리시의 음악 프로그래밍 부서와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알려진 게 없습니다. 자, 다 왔습니다. 먼저 들어가시죠." 아들의 잠든 얼굴을 보는 순간 고비는 잠시 숨이 멈추는 것 같았다. 트레 보르는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얼굴이다. 보일락말락하게 눈꺼풀이 떨리고 반 쯤열린 입에서 숲속의 시냇물 같은 숨소리가 새어나온다.

신경 헤드세트가 침대 옆의 모니터에 연결되어 있다. 만다라가 씨에서부터가지까지 중심에서 뻗어가는 게 화면 위에 나타난다.

트레보르의 얼굴이 창백하다 못해 백지장 같다.

윈스턴 박사는 고글을 끼고 트레보르의 맥을 짚어본다. 잠시 후 고개를 흔들며 고글과 신경 청진경(청진경)을 벗어 고비에게 넘겨준다.

"자, 한 번 보시죠." 그렇게 창백한 트레보르가 믿을 수 없도록 밝은 색을 발산하고 있었다. 짙은빨강.주황.파랑.노랑.초록.보라색이 그의 몸에서 흘러나온다. 침대가 온통 빛의 파동에 일렁이고 있다.

고비는 고글을 벗고 어리둥절한 눈길로 의사를 바라본다.

"어떻게 된 겁니까? 이게 뭐죠?" 윈스턴 박사는 팔짱을 낀 채 뒤에 서 있다. 몸을 좌우로 흔들며 깊은 생각 에잠겨 있다.

"이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심장박동이나 혈압, 땀의 분비, 근육 이완의 감소 같은 부교감 신경계의 변화로 보아 아드님은 보통 향영양성(향영양성) 각성이라고 하는 상태에 있습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신경 정신학적으로 말해 아드님은 보통 참선이나 요가를 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의식의 단계에있다는 것입니다. 아드님의 뇌가 소위 "도를 깨우친 사람"들과 같은 파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깨달음"의 경지에서 보이는 그런 거죠. 물론 의학적인 관점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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