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비싼 카메라(?)" 일반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인식은 비싸다는 것이다. 물론 "비싼만큼 뭔가가 좋겠지 라는막연한 생각도 함께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 카메라를 비싼 카메라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일까? 결론은 "아니다"이다. 그 이유를 설명 하기 전에 디지털 카메라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디지털 카메라의 가장 큰특징은 무엇보다도 필름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은염사진과는 달리 화상정보를 디지털정보로 변환시켜 보존한 다. 따라서 화상을 PC에 입력할 수 있고 편집과 가공도 가능하다. 또 전화회선 등을 이용하여 촬영한 화상을 전송할 수도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또 은염사진과는 달리 영구보존이 가능하다. 은염사진의 경우 필름 한통을 다 찍어야 필름을 현상하여 사진을 확인할 수 있으나, 디 지털 카메라는 사진 한장만을 찍어도 PC에 연결해 바로 확인이 가능하며, 제품에 따라서는 부착되어 있는 액정 디스플레이를 통해 즉석에서 확인할 수도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일본에서 이미 80년대 후반에 한차례 붐을 일으킨 상품이 다. 그러나 은염사진에 길들여진 당시 소비자로서는 화질이 떨어지는 고가의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할 이유가 없었다. 또 컴퓨터 보급률과 인식이 낮아 디 지털 카메라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
최근 PC의 보급률 급증과 정보통신기술의 진보에 따라 나타난 카시오의 저 가격 디지털 카메라 QV 10은 다시 한번 일본카메라 시장에 디지털 붐을 일으키고 있다.
QV 10의 등장으로 "디지털 카메라=비싼 카메라 "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지금까지 디지털 카메라 생산업체들은 화질개선과 가격인하라는 두 마리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카시오는 은염사진과의 화질 경쟁은 당분간 접어두고,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만을 살려 저가격화를 실현시키는 방향으로 개발 노선을 잡았다.
그성과가QV 10인 것이다.
QV 10은 콤팩트 카메라 사이즈에 1.8인치의 액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촬영현장에서 바로 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 기억장치인 2MB의 플레시메모리 에는 96장의 화상을 입력할 수 있고, 필요없는 화상은 바로 지워 버릴 수 있다. PC와의 접속도 물론 간단하다.
정가는 디지털 카메라의 상식을 뛰어넘는 6만5천엔이지만 유통점을 통하면4만9천8백엔에도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일본 디지털 카메라시장에는 10만엔 이하의 제품이 1대도 없어 4만9 천8백엔이란 가격은 소비자를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카시오는 93년 초 QV 10 개발 당시의 목표를 "5만엔 이하 제품" 개발에 두고 원가 절감에 주력했다. 당시 가장 싼 기종도 20만엔을 넘는 상황이었던 만큼 이 목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다.
개발팀은 먼저 줌기능과 기록화상 전송에 필요한 메모리를 생략했다. 그리고CPU에 많은 일을 부담시키는 구조로 부품수를 크게 줄였다. 개발 팀은 세가 엔터프라이지스의 게임기 "세가 새턴"에 사용되고 있는 히타치제작소의 32비트 CPU를 채용해 색조정, 화상의 압축과 신장 등 개개의 부품이 처리해온 역할을 CPU가 모두 담당케 했다. 이로써 새 부품의 개발에 번거로움이 사라지면서 가격절감이 실현됐다.
그러나 저가격화에 역점을 둔 개발전략이었던 만큼 화질이 크게 떨어졌으나개발팀은 여기에 만족했다. 그 배경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떤 디 지털 카메라도 화질면에서 은염사진을 능가할 수 없다"는 논리가 작용했다.
패배가자명한 화질 승부를 자제하고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을 살리는데 주력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카시오는 QV 10에 액정모니터를 탑재했다. 또 PC접속을 도와주는간편한 접속용 키트도 별매품으로 준비했다.
QV 10은 사용자의 90%가 PC보유자이다. 멀티미디어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영상정보를 손쉽게 PC에 입력할 수 있는 주변기기가 없었던 만큼 QV 10과 접속키트에 대한 호응은 크다.
QV 10이 붐을 일으키면서 카시오 관계자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이용방법이 나오기 시작했다. QV 10을 메모 대용품으로 사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예를들어 여행지 열차시각표나 지도를 QV 10에 입력하여 필요할 때 액정 디스플 레이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나도 살 수 있는 물건"이라는 인식과 "일반 카메라와 다른 사용법"을 알게된 소비자의 증가로 QV 10의 수요는 급속히 늘어났다.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인식변화는 또 다른 수요를 창출했다. 소비자들이 고가격 고화질 제품 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 예로 최근 일본 전자제품 유통전문점인 요도바시 카메라에서는 가격이 싼 카시오QV 10을 구입하러 왔다가 결국은 좀더 화질이 좋은 타사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QV 10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 만 좀 더 나은 화질을추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QV 10시판 이후 일본의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QV 10 에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고화질인 코닥의 DC 40, 리코의 DC 1등의 수요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의 디지털 카메라시장은 카시오 QV 10이라는 저가격 제품이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일고 있는 제2 디지털 카메라 붐은 카시오의 화질을 무시한 대담한 가격인하 전략으로 형성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시장 상황은 소비자의 인식변화, PC보급률 상승 정보통신의 발달이라는 호재가 작용하고 있으므로, 시장정착을 위한 업체들의 저가격.고화질화는 꾸준히 추진될 전망이다. <심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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