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형 PC구입 "하늘의 별따기"

"산타 할아버지도 노트북 PC를 사려면 기다려야 된다(?)"세계 PC시장에서 최대의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휴대형 컴퓨터의 물량부족으로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이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특히 데스크톱에 이어 휴대형 PC의 주류도 486에서 펜티엄기종으로 급속히 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 3.4분기부터 시작된 펜티엄급 출하량의 둔화는 급상승하는 수요곡선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 놓을 전망이다.

더욱이 이러한 물량부족 현상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거쳐 적어도 내년 초반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데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휴대형 PC의 공급난은 우선 펜티엄급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부족하다는 사실과핵심부품의 품귀 에서 일차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휴대형 PC업체들의 생산체제가 486기종에서 펜티엄으로 완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도걸림돌로 작용한다.

현재 486기종은 물량이 충분하지만 고객들은 이미 펜티엄을 찾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이 그러한 고객의 수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인텔사로서는 이미 수백만개의노트북용 펜티엄 급 칩이 팔렸고 현재도 순조롭게 출하되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의 불만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시장분석가들 은 견해를 같이 한다.

시장조사회사인 데이터퀘스트사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3.4분기 전세계 휴대형 PC의 출하량은2백6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휴대형 PC 붐이 일기 시작한 지난해의 총증가율 41%의절반밖에 안되는 실적이다.

또한 올해 1.4분기와 2.4분기의 33% 및 39%의 가파른 증가율에 비하면 성장곡선은 급격히 둔화된 것이다.

더구나 4.4분기에는 증가율이 18%로 더 떨어져 3백20만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고 보면 업계는 크리스마스라는 최대의 성수기와 시장의 본격적인이륙기에 때아닌 시련을 만나게 된셈이다. 휴대형 펜티엄기종을 생산하는데 있어 애로점의 하나는 펜티엄칩을 채용하는휴대형 PC의 제조공정이 기존 데스크톱과는 별도의 시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업체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휴대형 PC용 펜티엄칩은 제조과정에서 많은 열을 발산하기 때문에그 열을 식히기 위해 데스크톱 PC가 세라믹 케이스를 사용하는데 반해 휴대형 PC는 금속 케이스가 별도로 필요하다. 여기서 이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던 도시바는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서제품을 선보였고앞으로도 유리한 입장에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 놓았다.

반면 컴팩 컴퓨터사와 IBM은 올들어서야 펜티엄기종을 발표함으로써 시장흐름을 포착하는데 한발 늦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메모리 칩이나 리튬이온 전지와 같은 핵심부품의 품귀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업체들 은 부품 확보에 비상이 걸려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일본의 도시바는 리튬이온 전지 및 메모리칩의 최대 공급처인 소니.NEC 와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덕분에 다른 경쟁업체들보다는비교적 여유가 있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시장분석가들은 도시바가 핵심부품의 조달과 제조공정에서 다른 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올해 휴대형 PC시장에서도 21%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정상을 고수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편 지난 8월에 출시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95도 펜티엄급 휴대형 PC 생산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컴팩사는 윈도95의 운용체계에 맞는 휴대형 PC를 생산하기 위해 자사의 신제품인 "LTE 5000" 출하를 한달이나 연기해야 했다. 컴팩의 도널드슨 대변인은"아직도 물량이 빠듯하기 때문에적어도 연말까지는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고충을 털어 놓는다.

이렇게 휴대형 PC의 물량이 달리다 보니 가격도 아직 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휴대형 486기종이 1천5백달러에서 2천5백달러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비해 펜티엄제품 은 지난해 첫선을 보인 이래 아직 3천달러에서 7천달러를 호가하고 있는 상태이며 공급량이 부족한 만큼 연말까지는 가격인하 추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데이터퀘스트사는 펜티엄기종으로의 이행이 완료되는 내년에는 다시수급이 정상궤도에 오름으로써 올해 1천1백여만대에 머물렀던 전세계 휴대형PC 판매량도 내년에는 1천4백70 여만대로 35% 정도 늘어나 증가율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현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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