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용 전지 표준화 왜 안되나

휴대폰용 전지의 표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업체끼리 만이라도 표준화가 이뤄질 경우 우선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든지 휴대폰 모델이나 배터리 제조업체에 관계없이 전지를 구입할 수 있게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휴대폰의 채용 확산효과로 이어져 휴대폰업체는 물론전지 및 팩 제조업체에도 이득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현실화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요소가 곳곳에 산재하고 있어 당분간 실현 이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휴대폰 업계간 공급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업체들이 "표준화"보다는 "차별화"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표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우선은 마케팅 측면에서 타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디자인에 초점 을 맞추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따라서 아직은 업체간 표준화에 많은신경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휴대폰의 성능이 사실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각사의 제품을 부각시키기 위해 서로 "인간공학적인 설계"를 주장하며 단말기의 디자인 차별화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이는 규격 표준화를 지연시키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심지어 같은 회사의 제품 인 경우에도 모델에 따라 크기 및 디자인이 각양각색이어서 하나의 휴대폰 전지로 2개이상의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휴대폰업체들은 통상 신제품을 개발할 때 각기 관계가 있는 전지팩 업체들 에해당제품의 전지팩 규격을 통보하며 전지팩업체들은 모델별 규격에 맞춰전지팩을 제조한다. 따라서 비슷한 크기의 휴대폰이라도 업체마다 조금씩 규격이 달라 전지팩업체로서는 이들 각각의 모델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수밖에없어 이에 따른 금형제작비를 비롯한 비용부담이 적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시판중인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 등 주요 휴대폰업체들의 제품을 보면 크기 부피 무게가 각각 다르며 이에 채용되는 전지팩의 호환성도 없다 별표 .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같은 회사 제품이라도 새로운 모델을 구입할 경우 전원과 관련한 모든 부대기기들을 다시 구입해야만 하는 부담을 안게된다. 전지팩 업체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짐에 따라 제조업체들이 각자의 독특한 디자인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는하지만 유사규격의 제품별로 전지팩 규격을 표준화할 경우 하나의 전지팩 으로 여러 업체와 여러 모델을 지원할 수 있게 돼 구입.사용편의 제고 및 설계.제조원가 절감에 따른 가격 인하 등 휴대폰.전지팩 제조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적지않은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한 휴대폰업계의 용단을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외형 규격통일 문제외에도 전지 표준화작업에 있어 해결 해야 할 세부적인 문제로 핵심부품인 전원 접촉단자(Interface Pin)와 단말 기의 안테나 연결단자(커넥터)의 규격통일 문제를 들고 있다. 각종 접속단자 의소재도 니켈도금물, 니켈금 합금 도금물, 순수 니켈(순도 80%) 등으로 천 차만별이어서 전원시스템도 각각의 소재 특성에 따라 개발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술적인 문제들로 인해 휴대폰 전지팩의 표준화 는휴대폰에서 전원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부피)이 현재 50% 수준에서 10% 이하로 떨어지는 시점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부정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같은 문제들로 인해 외국에서도 전지팩의 표준화가 이뤄지지 못하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지팩 표준화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이에성공할 경우 제조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돌아갈 이익이 적지 않다는 점과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는 기업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인식이 경제.사 회 전반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용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