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로미도파.타워레코드 "거꾸로 가는 음반값"

서울 강남.북에 위치한 대형음반매장 두 곳이 서로 대조적인 마케팅정책을 구사해 주변의 레코드점과 소비자들로부터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강북및 강남 상권의 요지인 을지로입구역과 강남역 부근에서 지난해12월과 올 6월에 각각 문을 연 메트로미도파 지하1층의 "파워스테이션"과 다 국적 음반유통업체인 "타워레코드 1호점"이 바로 그곳.

메트로미도파의 파워스테이션은 지난 5월 음반가격파괴를 선언한 후 줄곧저가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우여곡절 끝에 강남역 1호점을 개설한 타워 레코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우며 고가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일례로 공급가가 9천원 안팎인 국내 생산 라이선스 팝 CD중 최근 출반된머라이어캐리 신보의 경우 파워스테이션에선 1만3백원에 판매하고 있는 반면타워레코드에선 1만4천원을 받고 있다.

또 수입CD중 영화사운드트랙앨범인 "파리넬리"의 경우 파워스테이션에선 1만2천5백원을 받고 있는데 반해 타워레코드에선 1만6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요CD신보의 경우에도 파워스테이션에선 7천5백~8천5백원 안팎에 판매하고 있는 반면 타워레코드에선 1만~1만1천원을 받고 있다.

이밖에 일반 카세트테이프는 파워스테이션이 신보를 기준으로 3천3백~3천8 백원을 받고 있고 타워레코드에선 4천3백~4천5백원선에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파워스테이션이 타워레코드에 비해 CD및 카세트테이프 등 전체 음반가격을 평균 30% 정도 싸게 공급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가격책정에 대해 파워스테이션측은 "유통단계를 줄이고 마진폭을 줄임으로써 음반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반면 타워레코드측 은"음반구매가 가격에 의해 그다지 크게 좌우되지 않으며 주변 레코드점들과의공생공존을 위해선 당분간 정상가격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엇갈린 가격정책에 따라 파워스테이션은 싼 값에 음반을 구입하려 는소비자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반면 타워레코드는 독특한 매장연출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으나 생각보다 음반가격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평을 듣고 있다.

두 대형음반매장의 이러한 상반된 가격정책은 주변에 위치한 레코드점들로 부터 소비자들과는 또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파워스테이션이 위치한 명동.을지로 일대의 레코드점들은 파워스테이션의무차별적인 가격파괴를 집중 성토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너나할것없이 음반 가격파괴에 동참,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의 음반가격은 타지역보다 평균 20%정도 싼 값에 형성 돼있다. 이에 반해 당초 타워레코드가 들어선다고해 바짝 긴장했던 강남역 부근의레코드점들은 타워레코드가 고가정책을 유지함에 따라 크게 안도하며 나름대로의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레코드숍의 단체인 한국영상음반판매대여업협회 서울시지부 오디오분과위 원회측은 "당초 다국적 유통업체인 타워레코드가 한국시장에 상륙해 일본처럼국내 레코드점을 초토화시킬 것으로 크게 우려했는데 오히려 국내 대기업 인미도파가 자본을 앞세워 영세한 레코드점들을 고사직전으로 몰고 있다"며 미도파측을 성토하고 나섰다.

서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에 의해 뜻하지 않게 음반유통업계의 맞수가 된파워스테이션과 타워레코드는 내년 4월부터는 한 지역에서 정면승부를 벌이게 돼 또한번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타워레코드가 내년 4월께 메트로미도파 맞은편에 위치한 패션전문백화점인유투존 구 제일백화점) 지하1층에 대형음반매장을 개설키로 했기 때문.

타워레코드측은 내년에 치뤄질 파워스테이션과의 한판승부를 잔뜩 벼르고있으며 파워스테이션측도 가격파괴를 통해 누구와의 경쟁도 피하지 않겠다는입장을 밝히고 있어 두 대형매장간 어떤 형태의 힘겨루기가 이루어질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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