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정경제원이 발표한 국내기업의 해외투자 규제조치로 현대전자 삼성 전자의 미주 반도체공장 건립계획이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어 정부 방침에 대한 이들 업체들의 대응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현재 분위기로는 이들 업체들이 정부방침에 불복하는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여 과연 어떤 방법으로 이들 업체들이 추가 부담재원을 마련해 재경 원의 입맛을 맞출 것인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재경원은 업계의 줄기찬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초 방침대로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 투자할 경우 의무적으로 총 투자액의 10~20%를 자기기자본 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해외투자 규제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따라 그간 금리부담을 최소화해 국제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아래 미주 공장 건립을 추진해온 현대전자와 삼성전자의 해외투자 계획은 큰 타격을 입게됐다. 특히 현대전자의 경우 당초 계획보다 추가부담해야 할 자금부담이 너무 커 공장 건립 자체를 내년으로 넘기는 보류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재경원 발표가 삼성전자에 비해 현대전자쪽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는것은 현대가 미주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 5월부터 "자기자본 비율 가이드 라인"을 정부지침과는 달리 자본금의 10~20%를 자기자본으로 부담한다는 전제하에 모든 사업계획을 수립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전자는 지난 5월 총 13억달러를 투자해 미오리건주 유진시에 8인치 웨 이퍼를 월 3만매 가공할 수 있는 반도체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를위해 현지법인인 HEA가 1천6백만달러를 부담하고 현지금융 8천4백만달러를 조달해 자회사 "HSA"를 설립한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때 HSA는 한국본사의 지급보증을 받아 12억달러를 기채해 총 13억달러의 투자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럴 경우 한국본사의 자금지원 없이 국내수준의 절반 정도인 현지의 저리 금융만으로 미주공장 건립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같은 청사진은 이제 물거품이 됐다. 재경원 방침대로라면 현대는 총 투자액인 13억달러 가운데 최소한 1억3천만달러는 본사가 부담해야 한다.
현대전자측은 "현대전자의 전체 자본금이 2천3백억원인데 미주공장 하나짓는데 자기자본을 1천억원 이상을 부담하라고 하는 것은 기업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처사"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투자여력도 사실상 지속적인 국내 설비투자로 상당부분 소진돼 있는 상태여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현대전자에 비하면 삼성전자의 사정은 조금 나은 편이지만 미현지법인 SSI 의지급보증을 통한 현지금융조달만으로 해결될 수 있었던 당초 계획에 비하 면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영국 윈야드공장 준공식에 참석차 영국을 방문하고 있는 김광호대표가 이번주 초에 재경원의 방침에 따라 텍사스오스틴 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 신청서를 내겠다"고 발표하면서 구제척인 재원마련 방법은 언급하지 않은 것도이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업계 일각에서는 "합리적인" 재원마련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들 업체들의 투자계획 자체가 축소 내지 전면 보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견해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합리적인 재원마련은 정부의 방침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금리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현재 현대와 삼성 모두 이 방안을 다각적으로찾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묘안을 발견하지 못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측은 "재경원의 지침을 안 따를 수는 없으나 과도한 금리부담으로 투자효율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측면이 너무 많아 걱정"이라며 당국의 "합리적인" 재원마련 방안이 포함된 추가 보완책을 기대하는 눈치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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