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가격책정 눈치보기 극성

경쟁사들의 제품가격을 먼저 탐색한 후 이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해 시장점유율을 확대코자하는 프린터업체들의 "가격눈치작전"이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신제품 출시나 가격인하、 할인행사 등이 있을 무렵 더욱두드러지는데 심지어 경쟁사의 추이를 좀 더 관망하기 위해 출시 일정을 늦추기까지 하는 등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이로인해 프린터업체의 관계자들은 가격을 결정하는 순간까지 경쟁사 제품 들의 가격추이를 살피기 위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경쟁제품의 소비자가는 물론 유통출고가(딜러가)에 대한 모든 정보를 탐색 하고 불충분할 경우엔 "상대편 제품 발표 후 가격을 결정한다"는 자세로 "끝 까지 버티기"를 시도하는 경우도 허다한 실정이다.

입수한 경쟁사의 가격정보가 하루만에 잘못된 정보로 판명되는 것은 물론최종 결재까지 받은 상태라도 경쟁사의 정보가 입수되면 즉시 이를 수정하는 등 이에 대처하는 업체들의 몸놀림도 무척 민첩하다.

자사의 제품가격을 경쟁사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최후까지 보안을 강조 하는 것은 물론이다.

업체들의 소위 "가격눈치작전"이라는 것이 가격탐색전이라기 보다 가격첩 보전을 방불케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결정된 가격 또한 경쟁사의 가격을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흔적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경쟁사 제품보다 1천원 낮게 가격을 책정、 국내 최저가임을 강조하는 것을비롯해 40만원대로 발표된 경쟁제품과 달리 39만9천9백90원이라는 소비자 가격을 통해 30만원대 제품임을 강조하는 것 등 양상도 천태만상이다.

실제로 H사와 S사의 잉크제트 프린터 가격경쟁만 보더라도 이같은 양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상반기 중 39만9천원과 39만8천원에 출시됐던 컬러.흑백잉크 교체(1 펜)용 잉크제트프린터에 맞서 지난 6월、 H사가 38만3천원으로 신제품을 출 시해 시장을 주도해 나간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이에 대응, S사가 1개에 4만원을 호가하는 컬러잉크키트하나까지 곁들여 38만2천원으로 가격을 책정、 신제품을 출시했고 H사 역시곧이어 34만5천원으로 가격을 10% 인하했다.

이로인해 유수의 프린터 업체들이 지난 9월말、 10월초로 예정됐던 국내 제품출시 일정을 연기、 10월 중순 이후에나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신제품이니 만큼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을 보강하는 제반조치들을 취하느라 제품출시 일정을 연기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타업체의 가격탐색을 위해 취해진 조치라는게 프린터업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여기에 지난 달 제품을 출시했던 S사가 H사와의 가격경쟁을 위해 출시 한 달만에 파격적인 가격인하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가격눈치작전 은 더욱 심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자칫하면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신제품 출시 일정이 S사의 가격 인하 후인 11월로 연기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추측도 도출되는 상태다.

프린터 업체의 관계자들은 이같은 가격경쟁이 자칫 "업체간 밀어내기 영업 "을 불러올 위험이 있는 것은 물론 "제살깎기"양상을 띠어 중소업체의 경우무리한 가격경쟁으로 경영난에 봉착할 가능성도 높은 실정이다. 또한 가격인 하가 당장은 소비자에게 득이 되지만 이같은 무리한 경쟁상황에서는 업체의 입장에서 사후 AS나 소비자관리 측면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발생 、 궁극적으로 득만은 아닐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표적인 프린터업체의 한 관계자는 "가격 결정을 위해서는버티는 날까지 버텨야 하는 게 프린터 마케팅의 원칙"이라고 설명하며 "이로 인한 문제점도 심각하지만 업체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경쟁사회에서 가격이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해 볼때 업체들의 이같은 가격 탐색이 제품의 마케팅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임에는 틀림없지만 "어떤 경우든 지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원칙이 간과되고 있지는 않은지 반문해볼만도 하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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