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류" 정보망 구축 급하다

정부는 최근 화물유통촉진법 개정안을 마련,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물류관리사 제도를 신설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신설되면 일정한 응시자격을 정한 뒤 시험을 거쳐 물류관리사를 뽑게 될 것이다.

물류관리사는 그동안 컨설팅업체나 일반 기업체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격시험에 응시할 것임에 틀림 없다. 이 시험을 통해 물류관리사가 배출되면 그동안 비계획적으로 운영돼 왔던 기업의 물류관리가 전문성을 갖게 될 것이다. 또 국가적으로도 물류체 계를 효율화시켜 상당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이 제도 에대한 관심은 매우 크다.

되짚어 보면 우리는 물류에 대한 인식도가 매우 낮았다. 일본만 해도 지난60년대 중반부터 물류개념에 눈을 뜨기 시작했으며 70년 오일쇼크 이후 생산 비 절감에 역점을 두면서 제품의 수송.포장 등 물류분야에서 "숨겨진 이익을 찾자"는 운동으로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경제성 장이 2% 대로 둔화되자 신규 투자보다는 비용절감을 통한 이익률 신장을 꾀하면서 물류는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은 상태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포장.수송.보관.하역.물류정보 등 물류의 5대 요소에서 선진국 보다 많이 뒤진 편이다. 우리의 기업들은 물류에 착안한 지 얼마 되지않았다. 정부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이에 따라 우리의 물류분야는 일본보다15년 가량 뒤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물류관리사 제도의 도입을 위해 국무회의에서 화물유통촉진법 개정 안을 통과시킨 것은 정부가 뒤늦게나마 물류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은 것으로볼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그동안 노출됐던 정부 부처간의 이견을 조정、 해소했다. 이에 따라 범부처적으로 비교적 뒤져 있는 물류체계를 선진화할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안의 국무회의 통과는 그 의미가 부여된다.

이제 정부는 이번 제도마련을 계기로 물류체계를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시급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물류관리사제도 도입만 해도 전문 물류인력을 양성、 물류체계를 선진화하는 데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충분치 않다.

우리나라는 현재 급격한 산업발달과 소득향상 등으로 교통체증이 심화돼화물수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물이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막힌 길을 뚫고 좁은 길은 넓혀야 한다. 물류거점과 간선교통망의 정비가 필요한 것이다. 또 국가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인 물류정보망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한과제이다. 기업체들도 물류합리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조사한 발표를 보면 국내 3백97개 제조업체의 물류관리비용은 전체 매출액의 14.3%에 달하며, 이는 지난 93년의 8.5%에 비해 한해 사이에 무려 5.8% 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라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매출 액 대비 이익률이 5%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물류비용은 턱없이 높은 것이다.

물류비용은그만큼 이익률을 갉아먹는다. 특히 최근 가격파괴가 확산돼 기업 체들의 이윤이 감소함에 따라 생산원가와 함께 물류비 절감은 해결해야 할중 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또 제품의 질 못지않게 신속 정확하게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점도 소비 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주요한 요소중의 하나이다. 기업체의 물류비용이 높다는 것은 물류가 원활하지 않다는 단적인 표시이다. 이런 상태로는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우리의 제품이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기업체의 물류체계가 낙후돼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선진화시켜야 한다. 기업체들은 단순한 자동화와 자료의 작성만을 위한 전산화가 아니라 컴퓨터와 생산.판매를 통합함으로써 상품계획에서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납기 를단축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물류합리화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화물유통촉진법은 이제 국회통과라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분명 낙후된 국내 물류체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우리는 적어도 물류 때문에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말은 듣지 않도록다함께 노력해야겠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