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이 불황이다. 성수기인 10월에도 PC매기가 되살아나지 않아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 대리점 양판점 등 PC유통업계는 통상 8월 비수기를 지나면서 활황세로 돌아서던 PC시장이 올해에는 예년과 달리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고있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특히 비수기동안의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9월 들어서면서 실시한 대폭적인 가격인하나 세일 보상판매 등 대대적인판촉도 매기를 되살리는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진 소프트라인 등 일부 중소컴퓨터 전문유통점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던PC가격 인하바람은 지난달들어 국내 대기업과 다국적 PC업체로까지 확산되면서 전면 가격인하전쟁의 양상을 띠게 됐다고 관련업계는 전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PC의 가격인하는 전형적인 성수기인 지난달 수요확대를 꾀해 이루어진 것으로, 소비자들에게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컴팩도 9월초 국내 현지법인 설립과 함께 PC전모델에 대해 국내 대기업PC 와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다. 대만 에이서컴퓨터는 미국 판매가격보다 20만~30만원정도 낮은 가격으로 국내에 PC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전통적으로 국내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IBM과 한국휴렛팩커드도 자사의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가격을 20~30%정도 일제히 인하했다.
PC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하반기 들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는LG전자도 지난달 20일 PC 전품목에 대해 최고 26.9%에서 9.8%까지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가격인하를 단행, 21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일체형PC인 "심포니홈"을 비롯해 "심포니" "심포니비전" 노트북PC등 LG전자가 판매하는P C폼목을 대상으로 한다.
486DX2-66급은 대당 2백16만원에서 1백58만원, 486DX4급 노트북PC는 2백88 만원으로 각각 인하했다. 기존 모델뿐 아니라 이달말에 시판될 펜티엄 심포니홈 신제품도 2백만원대에 시판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노트북PC 가격을 대폭 인하한데 이어 21일부터 모든 구형 컴퓨터를 대상으로 최고 77만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하는 보상교환판매를 실시키로 해 실질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2백60만 원대인 펜티엄급PC를 2백만원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업체들은 한결같이 기존제품의 가격인하는 물론 앞으로 나올 신제품 에대해서까지 저가정책을 적용해 저가의 PC관련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에따라 PC가격인하경쟁이 연말경 정점에 이를 것이고, 소비 자들은 더없이 좋은 PC구매기회를 맞이할 것이란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이를 계기로 외국산.대기업.조립PC 등으로 3분되어 있던 국내 PC시장이 단일경쟁시장으로 바뀌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분석까지 나돌았던게 사실.
그러나 이같은 가격인하 바람에도 소비자들은 냉담하다. 용산전자상가 입 주상을 비롯, 주요업체 대리점, 전문유통업계등 관계자들은 세일.보상판매등대대적인 수요확대행사를 폈던 9월 한달동안 매출이 비수기였던 지난 8월 에비해 기껏 10%정도 늘어난데 그쳤다고 말한다.
이같은 매출실적은 통상 9월이 8월에 비해 20%에서 30%이상 늘어나던 예년에 비해 증가율이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컴퓨터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성수기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됐던 9월에도 상가를 찾는 고객의 발길이 뜸했다 며 "9월에 이어 10월마저 부진이 계속돼 판매증가에 대비해 재고량을 늘렸던 많은 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 77만원의 보상판매를 실시하고 있는 삼성전자대리점 관계자들도 "중 고PC를 가지고와 보상을 요구하는 고객이 이상하리만치 적다"며 의아해하고있다. 30%에 가까운 가격인하를 단행한 삼보컴퓨터나 LG전자 대리점들도 "가격 인하 이후에도 비수기였던 9월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삼보컴퓨터 는 매출부진 때문인지 이달 들어 또다른 세일행사에 돌입했다. 소프트타운의 한 관계자도 "지난 9월의 매출이 기대와 달리 상당히 부진했다"며 "이같은 현상은 예년에 없던 이상기류"라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달 들어서도 PC매기가 부진한 것은 한글판 윈도우95가 11월에 나올 것으로 예정돼 있는데다 업체들의 경쟁적인 가격인하가 가속화 될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자들이 PC구입을 미루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풀이하고 있다. 거기에다 대대적인 10월말에서 11월초 메이커별로 신제품을 구모델과 비슷한 가격으로 대거 출시, 실질적인 가격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보고 있다.
삼성.삼보.LG.현대.대우 등 5대 PC업체들은 대형모니터를 기본으로 한 저 가의 일체형 PC를 다음달부터 1개 모델씩 선보이는 한편, 윈도즈95의 사용환경에 맞춘 기획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전자도 다음달중 17인치 모니터 를탑재한 일체형 PC를 시판하면서 윈도즈95 한글판 출시에 앞서 윈도즈95 영 문판을 기본으로 설치하고 한글판 출시후 무료로 한글판과 교환할 수 있는쿠폰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상반기의 호황국면이 하반기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하반기부 터PC시장이 침체기로 진입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때아닌 불황을 설명 하는데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마다 이때쯤 있어온 신제품출시등으로 인한 대기수요만으로 PC시장의 심각한 불황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유통전문가들은 "PC의 수요는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국내에 이미 5백만~6백만대의 PC가 보급되어 있는 현재 상황에서 가정용 멀티미디어 PC수요는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돌파할 수 있는 요인 은본질적인 인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입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PC시장의 무게중심이 가정용수요 로옮겨가면서 이미 2백만~3백만원선에 멀티미디어PC를 구매할 수 있는 실수 요자층은 상당수 PC를 구매, 더이상의 대폭적인 신제품수요를 기대하기가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286.386등 구모델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 수요는 파격적인 PC의 가격인하로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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