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2비트 게임기 "새턴"시판 앞두고 영업정책수립 고민

첨단 32비트게임기인 "새턴"의 시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삼성전자가 판매 가격의 책정을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현재 국내 32비트게임기시장에서독주하고 있는 숙적 LG전자보다도 오히려 "보따리장사꾼"들과의 경쟁을 염두 에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잠정적으로 결정한 "새턴"의 가격은 50만원대. 이 가격은 경쟁 업체인 LG전자의 3DO플레이어보다 훨씬 높을뿐 아니라 용산상가에서 판매되 고있는 동일기종보다도 무려 15만원 이상 비싼 것이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는 "새턴"이 경쟁제품인 3DO플레이어보다 비싸다는 점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상태. 오히려 삼성측은 가격보다는제품의 성능으로 승부할 경우 LG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갖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 "새턴"이 3DO와의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가격은 LG와의 경쟁에서 별로 문제시되지 않을 것으로 삼성전자측은 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데 있다. 삼성전자가 위협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바로 동종제품을 수입해서 35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용산상가 판매업자이다. 삼성전자는 "새턴"에 대한 고가정책이 바로 보따리 장사꾼들의 불법반입을 부추겨 용산상가 판매업자의 판매증대를 야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우려하고 있다. 최근 용산상가 판매업자는 삼성전자가 50만원대에 "새턴"을 시판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오히려 제품가를 인상, 40만원대에 판매하는 여유 를 보이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용산상가 판매업자에 대한 경쟁력상실로 "새턴"의 판매는 초기부터 엄청난 위험부담을 안고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뚜렷한 대책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가의 불법반입을 효율적으로 견제하지 못하면 사실상 승부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단, 한때 파격적인 가격전략을 세우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현실적으로 적자부담만을 가중시킬 뿐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보고 이를 포기했다.

그 대신 삼성전자는 총력을 기울여 용산상가의 불법제품판매를 방지하는 방안으로 불법판매업자를 조사, 고발하는 강공책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영업팀의 가용인력을 총동원하여 게임기영업보다는 용산상가를 중심으로 불법제품의 판매처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도 "새턴"의 판매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보여 삼성측의 고민은 가중되고 있다.단속은 오랫동안 뿌리박혀 있는 불법판매가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뿐 단속이 느슨해지면 시장의 속성상 다시 독버섯처럼 늘어날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을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현재 "새턴"의 판매가격을 확정짓지 못하고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같은 어려움을 안고 출발하면서 또한 제품판매를 부추길 만한 판촉수단이 없는 것도 삼성측의 또 다른 고민 거리다. 게임에 대한 일반인의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상황에서 특별하게 판촉전을 펼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는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가격책정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면서도 "회사차원에서 판매수량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있기때문에 50만원대의 가격으로 당분간 시장상황에 맞춰서 영업을 해 나가는 수 밖에 없다 고 말한다. <원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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