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아가씨의 목에 걸린 산뜻한 디자인의 무선호출기가 시선을 끌고 있다. 처음에는 시커멓고 투박한 모습으로 남성 직장인들의 허리에 달려 있던 무 선호출기가 이제 여성용 액세서리로도 쓰이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는 데 기억해야 할 원칙은 하나의 유행상품이 생활 필수품으로 정착되면 그 상품은 지역이동, 계층이동을 하면서 시장이 크게확대된다는 것이다.
무선호출기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무선호출기는 선진국에서 탄생하여 개발 도상국으로 지역이동을 하면서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깜찍한 디자인의 무선 호출기가 대학생, 직장여성, 청소년층으로 파고들고 있다. 바로 같은 사회에 서의 계층이동, 연령이동을 한 것이다.
전자수첩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되지 않는가 싶다. 전자수첩 역시 처음에는 직장인이 주로 사용하다가 한국에서는 현재 일부 대학생 층까지 내려왔다. 일본에는 이미 어린이용 전자수첩이 등장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 층에까지 보급되지는 않고 있다.
무선호출기 경우에는 기본 기능의 변화없이 디자인만 약간 바꿔서 청소년 층으로 파고들 수 있었지만, 전자수첩의 경우는 "아저씨"용 디자인과 기능으로는 청소년층에 파고들 수 없다. 바로 여기에 컴기업가가 창의력과 응용력 으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오거나이저"라는 제품은 주목할 만하다. 이 제품은 전자수첩에 간단한 컴퓨터 통신기능을 가미한 청소년용 휴대용 정보통신기 다. 오거나이저가 처음 등장한 것은 91년. 일본의 장난감업체인 다카라반디가 처음 어린이 고객을 겨냥해 만들어 냈는데, 갈수록 기능과 종류가 다양해지 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일본에서만 92년 40만대, 93년 80만대, 그리고 94년 에는 1백50만대가 팔렸다고 한다.
가격은 기능에 따라 30~2백달러. 오거나이저는 청소년 취향에 맞는 깜찍한 디자인과 재미있고 다양한 기능으로 청소년층으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전화 번호 입력, 영어사전 등과 같은 기본적인 전자수첩 기능은 물론이고, 별자리 로 보는 운세, 이성친구와의 궁합도 볼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에서 주목할 만한 기능은 통신기능. 레이저 전파를 이용, 7.5 m이내에서 교신이 가능하다. 청소년들은 오거나이저로 수업시간에 소리없는 잡담을 즐기기도 한다.
다카라반디의 성공을 본 후에야, 뒤늦게 청소년용 전자수첩 시장에 눈을 뜬카시오 샤프 세가 등 큰 전자업체들도 근거리 통신기능을 갖춘 전자수첩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았다.
앞으로 무선호출기, 전자수첩같이 지역간 계층간으로 이동 확대될 수 있는새로운 제품은 계속 탄생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남보다 일찍 생활필수품으로 정착되어가는 제품의 가능성을 발견, 그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한다" 이것은 벤처 컴기업인들이 반드시 기억해둬야 할 원칙이다. 노주형 비즈니스네트워크 실장 <>필자는 현재 하이텔의 "20~30대를 위한 뉴비즈니스"(go newbiz), 나우누 리의 "비즈니스 최신정보"(go brcn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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