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음반유통업계의 활로

국내 영상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은 최근 WTO의 출범과 대중문화예술의 국제화 추세에 따라 외국 대형유통사의 대한진출이 가속화되는 등 커다란 변화를 맞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대형유통사와 대기업의 국내 음반시장진입은 날로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본격적인 음반 유통업참여로 앞으로 새로운 유통체계가 구축、 중소영세업체로 이루어진 국내의 음반도.소매업계에 최대의 위기가 예상된 다. 음반시장의 이같은 환경변화가 일부에서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 대기업 계열사인 메트로미도파가 지난 5월부터 "가격파괴 음반매장"을 선언하며 CD및L D를 포함한 모든 음반을 시중가보다 20~30% 인하된 가격에 판매해 음반도.

소매업계에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메트로미도파측의 가격파괴행위로 현재서울시내 주요 백화점、 서점 등의 대형 음반매장과 주변을 소규모 레코드점 들도 "울고 겨자먹기식"으로 가격인하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 최근 한국영상음반판매대여업협회(판대협) 서울시 지부 오디오분과위원회、 전국도매상연합회 등 음반관련단체들은 대책위원회 를 구성하고 가격파괴행위의 즉각 철회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복잡한 음반유통경로를 줄임으로써 발생하는 유통마진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 한 일이다. 또 외국의 다국적 대형유통사의 진출에 맞서 대기업의 음반유통 시장 진출은 국제경쟁측면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부대기업을 제외하고 중소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음반유통업계가 체계화된 관리프로그램과 판매및 홍보전략을 갖추고 있는 외국 대형유통사와 제대로 맞설수 있는 채비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 있다.특히 공급물량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수공업적 경영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레코드점을 포함한 음반소매업계는 전문적인 유통기법으로 무장 한 외국유통사들의 공세가 앞으로 본격화될 경우 사실상 버티기 어려울 것이확실하다. 그렇다고 국내 음반도.소매업계가 35년간에 걸친 운영방식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키기에도 무리가 있다. 또한 외국 대형유통사의 진입이나 대기업의 국내 음반시장 참여를 힘으로 막을수도 없다.

어려운 환경에서 국내 중.소유통업체가 살아남기 위해 현시점에서 요구되고 있는 것은 이른바 틈새전략、 적소이론 차원에서 대규모 유통업체와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포지셔닝 전략구축이다.

다시 말해서 지역적특성이나 자신만의 독특한 서비스를 소비자들의 머리에 인식시켜 대형유통사와의 경쟁에서 차별화가 가능해질수 있도록 체계적인 마케팅전략 구현이 중요하다.소비자의 정서나 문화적 취향 등을 고려한 도.소 매업체나름의 독특한 판촉활동의 연구가 필요하다.

이와함께 음반이 직접 소비자에게 배급될 수 있도록 통신서비스강화 등 다각 적 판촉전략을 시도해야 하고 바코드 등을 판매용 음반에 부착、소비자가 선호하는 음반형태및 장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외국 유통사나 대기업에 의해 주도될 것이 확실한 저가격 정책에 대해서도 이들에 의한 가격파괴행위가 공정거래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를 반덤핑정책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체계적인 유통망 구축을 위해서 음반 발매시기및 장르 등에 따라 가격 차별화를 실시하고 정찰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와 병행해 반품및 백마 진비율 등과 관련된 불공정 거래가 사라지도록 정부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밖에도 불법복제에 대한 현행 법적 처벌기준을 강화하고 경찰청 내부에 불 법복제단속반을 주기적으로 가동시키거나 음반협회가 자발적으로 불법음반을 단속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마지막으로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각종 미디어 등을 통해 시민들이 불법복제 음반을 사용하지 않도록지속적인 계몽활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

이같은 음반도.소매업계 스스로의 노력과 정부의 행정적 지원 등이 이뤄지지않으면 앞으로 음반도.소매업계는 활로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