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쇼에 대기업 불참입장, 부실전시회 우려

한국종합전시장(KOEX)이 최근 국내서는 처음으로 국제적 규모의 자동판매기 전시회를 개최키로 해 국내 자판기산업의 활성화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다수 자판기 대기업들이 불참할 뜻을 보이고 있어 부실한 전시회가 될 우려를 낳고 있다.

KOEX측이 오는 10월 30일부터 11월2일까지 KOEX본관에서 "서울 국제 자동판매기쇼 를 개최키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으나 국내 주요 자판기 업체들은 촉박한 일정과 예산부족으로 참가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KOEX측은 지난 93년과 94년에도 자판기쇼를 기획했다가 무산되자 이번 전시 회는 업계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쳐 국제적 규모의 자판기 전시회로 치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를 중심으로 한 자판기 업계는 그러나 지난 4월 KOEX 측의 전시회 공동개최 제안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협회는 KOEX측의 제안에 앞서 지난해 10월 이미 전시회 계획을 검토했으나 국내 자판기산업이 불안정 한데다 신모델도 적어 당분간 전시회를 유보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KOEX측이 5개월도 채남지 않은 시점에서 전시회를 기획하는 것은무리라는 입장이다.

물론 협회 회원사라고 해서 모두 불참을 결의한 것은 아니다. 일부 회원사는 조심스럽게 다른 회원사의 눈치를 보면서 참가를 검토하고 있는데 특히 비회 원사인 만도기계가 참가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KOEX측은 대기업이 참가하지 않는다면 중소기업과 외국기업만이라도 참가하도록 해 전시회는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OEX측의 이같은태도는 국내 자판기업계로부터 "외국업체의 판촉무대가 될것이 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자아내고 있다.

외국의 경우 자판기 전시회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데 지난해 개최된 일본의 "94일본 자판기 FAIR"와 올 4월 영국서 열렸던 "AVEX 95" 등은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에서 열렸던 "자판기 FAIR"는 총 71개사가 출품、 거대한 규모로 치러졌으며 우리나라에서만도 3백여명이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국에서는 성공리에 열리고 있는 자판기전시회가 국내서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업계의 인식부족에다 KOEX측의 일방적 태도가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불참사유는 표면적으로는 시일촉박.예산부족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주객전도 즉 주최가 업계가 아니라는데 크게반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협회와 무관한 중소업체들은 세밀히 손익을 검토한뒤 이점이 있다고 판단되면 전시회에 참가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자판기산업은 지난해까지 연 17~18%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올들어 국내 자판기 보급이 포화상태에 근접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자판기산업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국내 자판기산업을 활성화시킬 방안으로 거대한 이벤트.전시회에 참가해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전시회의 성공여부 는 참가신청 마감일인 7월30일이 되면 참가업체수에 따라어느정도 예측할 수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전시회를 위해서는 업계와 주최측의 협력이 요구된 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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