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컴팩, 노트북.가정용PC 강화

지난해 세계 PC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의 컴팩 컴퓨터사가 취약한 곳을손질하기 시작했다. 취약한 곳이란 노트북PC와 가정용 PC시장.

컴팩사가 현재 생산하고 있는 PC는 4종류로 기업용 PC、 서버용 PC、 노트북 PC、 가정용 PC등이다.

컴팩은 현재 기업용과 서버용PC 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앞서 있다. 반면 노트북PC 시장에서는 지난해 도시바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93년에차지했던 정상자리를 빼앗긴 것이다.

거기다 컴팩은 세계 가정용 PC시장에서도 패커드 벨사에 선두자리를 내주었다. 이 두 부문에서 1위자리를 놓친 것은 PC업계의 황제로서 이만저만 자존 심이 상한 게 아니다.

컴팩의 에커드 파이퍼 최고경영자(CEO)가 주먹을 불끈 쥐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지 자존심 때문만이 아니다. 노트북PC와 가정용PC가 미래의 PC시장의 핵심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확고히 구축하지 못할 경우 PC업계의 1위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 파이퍼의 생각이다.

컴팩이 현재 자신만만한 기업용 PC시장의 경우、 그 성장률이 가정용PC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파이퍼 최고경영자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파이퍼가 노트북과 가정용PC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하기 위한 카드는 무엇일까? 그는 우선 지난 2월과 4월에 대만의 PC업체들에 하청을 주는 계약을 맺었다.

이들업체는 저가형 PC를 공급하는 인벤텍 그룹과 마이텍 인터내셔널사다.

컴팩은이들 업체로부터 PC를 공급받아 자사 브랜드를 붙여 지금보다 훨씬 싸게 노트북과 가정용 PC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업이 아닌 일반소비자는 저가공세앞에서 대부분 무릎을 꿇는다는 것이 파이퍼의 계산이다.

컴팩은 이들 대만업체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종류의 PC를 항상 공급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빈틈이 없는 PC그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이퍼 최고경영자의 이런 전략에도 몇가지 위험이 있다고 업계관계 자들은 경고한다.

우선 일반소비자는 마이텍 제품이 아무리 싸더라도 컴팩이 직접 만든 제품을 원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관계자들도 저가공세와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의 브랜드공세로 일반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또 일반소비자는 싼 PC를 원하면서도 새로운 기능을 가진 첨단 제품을 원한 다는 것이다. 컴팩이 저가형을 공급하면서 첨단기능을 제외시킨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경우는 지난해 말에 나타났다. 컴팩은 가정용PC의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시즌에 486급 PC로 가정용PC시장을 공략했다. 반면 패커드 벨은 펜 티엄 PC로 대응했다.

결과는 패커드 벨의 압승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어떤 사양을 주력으로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 저가로만 승부해서는 위험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나이같은 관점에 대해 파이퍼 최고경영자는 강한 반론을 편다.

그는 대만에서 가정용과 노트북PC를 공급받지만 결코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것은 컴팩이 이들 회사와 제품설계부터 엔지니어링、 생산、 시험과정을 공동 관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파이퍼는 PC판매상들에게 "여러분은 컴팩을 통해 판매실적을 가장 많이 올릴수 있을 것"이라며 "2000년까지 3백억달러의 매출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 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컴팩의 노트북 및 가정용PC에 대한 이같은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미지수다. 그러나 대만업체로부터 공급받은 제품이 가격은 파격적으로 낮으면서도 성능 에서 컴팩의 제품과 차이가 없다면 올해 노트북과 가정용PC에서 컴팩의 약진 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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