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A4급 일반용지 팩시밀리(PPF)를 발표、 이 시장에 새롭게 진출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독주해온 국내 PPF시장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설 전망이다.
PPF는 기존 열에 민감한 감열용지를 살짝 구워서 내용을 기록하는 감열팩스 와는 달리 레이저 프린터처럼 종이에 직접 글자를 인쇄하는 방식을 채택、 선명도가 탁월하고 오랫동안 보관하더라도 선명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또 PPF는 수신받은 자료를 레이저 프린터처럼 일반용지에 직접 찍어내기 때문에감열팩스에서 나타나는 종이말림 현상도 없다.
이런 장점 때문에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PPF가 급속도로 감열팩스시장 을 잠식、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주요 팩시밀리업체가 발표하는 신제품은 전부 PPF라고 할 정도로 시장의 주류로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다. 또 미국에서도 PPF는 90년대초 부터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 올해 전체팩스시장의 50%가 넘는 약2백50만대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발광다이오드(LED)방식을 채택한 A4급 PPF를 독자기술로 개발、 본격적인 PPF시대를 열었다. 물론 삼성전자 이전에도 국내 시장에 PPF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관공서、교육기관 등 일부계층에서 사용하는 B4급 제품이 주류를 이룬데다 2백만원대를 훨씬 넘는 높은 가격 때문에 수요는 전체시장의 4%에 이르지도 못할 정도로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삼성은 가장 수요층이 넓은 A4급 PPF를 개발、 제품가격을 1백만원대로 낮추고 1개월간 무료사용.보상판매.무이자 할부판매 등 성공적인 마케팅전략을 전개한데 힘입어 PPF시장 규모를 전체시장의 9%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단숨에 시장수요를 1백%이상 확대시키는 성과를 올린 셈이다. 하지만 고속성장가도를 질주할 것 같던 삼성의 PPF 판매는 올들어 월1천7백여대 수준을 좀처럼 넘지못하는 제자리걸음을 계속해왔다. 여기에는 삼성의PPF 가격이 1백7 0만원대로 대부분 사용자들에게는 아직까지 부담스러운 편인데다 올해 20만 원대 초저가 홈팩스시장이 월1만5천여대 규모로 급성장、 업체와 사용자들의 관심이 이 부분에 집중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삼성이 뚜렷한 경쟁상대 없이 PPF시장에서 독주、 사용자들과 시장개척을 위해 외로운 싸움을 계속했다는 것도 또다른 정체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달리기에서 혼자 뛰는 것 보다 여럿이 함께 뛰는 것이 기록향상에 좋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이번 LG전자의 PPF 발표는 삼성으로서도 새로운 경쟁상대가 나타났다는 부담도 있지만 함께 시장을 개척할 동반자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삼성과 LG의 경쟁적인 마케팅및 홍보전략으로 전체 PPF시장 이 커지며 업체별 판매대수도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물론 삼성이 전체적인 시장확대차원에서 LG의 PPF시장 진출을 환영하지만 얌전히 앉아서시장을 내주겠다는 생각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삼성은 지난달1백20만원대보급형 제품을 내놓고 경쟁제품이 나오기 전부터 LG의 기선을 제압하고 나섰다. LG가 1백70만~80만원대로 예상했던 PPF시판가를 1백40만원으로 대폭 낮춘 것도 삼성의 보급형 PPF 출시에 따른 대응책인 셈이다. 제품이 나오기전 부터 한차례 가격경쟁이 붙은 셈이다.
이런 삼성과 LG의 PPF시장을 둘러싼 신경전은 LG의 신제품이 나옴에 따라 일단 마무리되며 본격적인 마케팅및 광고전으로 들어가 올여름을 뜨겁게 달굴전망이다. 올해 A4급 PPF시장은 삼성.LG의 뜨거운 경쟁과 신도리코.대우통신.화승전자 등 후발업체의 가세에 힘입어 약4만대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함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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